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다시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10월 LG필립스LCD에 내준 1위 자리를 지난 7월부터 탈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LG는 삼성이 제시하고 있는 자료가 부풀려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사의 신경전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은 최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가 내놓은 지난 7월 출하량 자료. 디스플레이서치는 LG필립스LCD의 대형 TFT-LCD 출하량이 지난 7월 1백77만7천대로 6월의 1백65만5천대보다 7% 증가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의 7월 출하량 수치는 '1백71만∼1백81만대'로 다소 모호하게 표시했다. 이 수치를 놓고 양사가 한 치 양보없는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 삼성전자의 출하량이 1백71만대라면 삼성전자는 LG필립스LCD에 6만대 이상 뒤져 작년 10월 이후 10개월째 출하량 2위에 머무르게 되지만 1백81만대라면 LG필립스LCD보다 3만대 이상 앞서 1위자리를 되찾은 셈이기 때문이다. LG는 "삼성이 당초 1백71만대로 디스플레이서치에 출하량 자료를 제출했다가 LG에 뒤진다는 사실을 알고 수치를 부풀린 1백81만대 자료를 낸 것으로 안다"며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서치도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LG는 이어 "삼성은 5세대 라인 수율이 70%대에 머무르고 있고 5세대 6라인 양산돌입 시기도 계속 미뤄지고 있는데 반해 LG는 수율이 85% 수준이고 월 9만장의 5세대 생산체제를 구축,1년만에 출하량을 2배나 늘렸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제출한 자료는 출하량 1백81만대가 유일하다"며 "출하량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지만 5세대 5라인 생산량이 지난 6,7월 9만장에 육박하면서 실제로 LG필립스LCD를 제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최근들어 삼성전자는 17인치 모니터 생산에 최적인 5세대 라인규격에서 생산이 크게 안정된 것에 비해 LG필립스LCD는 18인치에 맞춰진 라인규격에서 17인치를 생산하다보니 생산 효율이 크게 떨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회사의 공방은 8월 매출액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8월 매출이 LG를 3백억원가량 능가했다고 밝히고 있는 반면 LG는 그동안 비교 대상으로 삼지 않았던 삼성의 휴대폰용 LCD 모듈 사업까지 포함해도 매출이 앞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LG는 10.4인치 이상 LCD만 생산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3월 투자계획을 놓고 최고경영자간 설전까지 벌였던 터. 업계 관계자는 "1위 자리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양사의 기싸움은 최고 경영진의 자존심 경쟁이 바탕에 깔려 있어 결코 쉽게 결판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