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유업체 매일유업[05990]이 소비자 몰래 우유값을 올려 눈총을 받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지난 3월1일 흰우유(백색시유) 신제품 '매일우유 ESL'을 출시하면서 출고가를 용량별로 평균 4.8% 인상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 흰우유 제품의 유통점 판매가(권장소비자가)는 각각 200㎖가350원에서 400원으로 14.3%, 500㎖는 800원에서 850원으로 6.3%, 1ℓ는 1천300원에서 1천450원으로 11.5% 올랐다. 매일유업은 그러나 ESL우유 출시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출고가는 전혀 올리지않았지만 제품 이미지를 높이는 차원에서 판매가를 올려주도록 대형 유통점 등 판매처에 요청했다"고 밝혀 소비자들을 우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통업계에서 권장소비자가가 사라진 이후 시중 유제품 포장에는 가격이 표시되지 않고 있으며, 업체가 출고가를 올리면 이에 맞춰 판매처별로 판매가를 결정해왔다. 따라서 유업체가 출고가를 올리면 곧바로 판매가를 올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유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신제품 생산 설비에 많은 돈이 투자돼 물가당국과의 협의를거쳐 출고가를 인상했다"면서 "소비자 반발이 걱정돼 가격인상 사실을 대외적으로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우유, 남양유업[03920],빙그레 등 흰우유 제품을 갖고 있는 다른 유업체들은 매일유업과 달리 흰우유값을 올리지 않았다. 당국의 물가관리 품목에 포함돼 있는 흰우유 제품은 학교 급식 등에 쓰이는 특수성 때문에 지난 98년 7월 이후 가격이 동결돼왔으며, 이번에 매일유업은 5년만에혼자 가격을 올린 셈이다. 한편 매일유업은 지난 2001년부터 230억원을 투자해 전국 3개 공장 설비를 ESL(완전 무균생산) 방식으로 바꿨으나, 신제품 `매일우유 ESL' 판매량은 3-5월 일평균246만개(200㎖ 기준)에 그쳐 작년 동기보다 5% 가량 감소했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