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이젠 멕시코 수출에 있어 고부가제품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4일 멕시코시티 소재 KOTRA 멕시코무역관에 따르면 올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10년차를 맞이한 멕시코 시장은 일부 농산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북미(北美)상품이 무관세로 수입됨에 따라 자동차를 포함한 전 품목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멕시코의 각종 무역시스템도 미국 기준이 적용되면서 멕시코 시장은급속도로 미국 시장으로 편입될 전망이다. 작년의 경우 9.11 테러사태로 멕시코의대미 교역량은 다소 줄었으나 반면 사상 최대의 대미흑자를 기록했다. 멕시코의 대외 교역규모는 NAFTA 이전인 1992년 대미 교역량이 810억달러에 불과했으나 10년만에 2천420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멕시코의 급속한 변신에도 불구하고 멕시코는 밀수와 위조상품유통문제가 줄어들지 않는 등 내수시장에서의 `2중구조'라는 고질적 문제점을 안고있다. 이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멕시코 정부는 지난해 12월 3일 `상품위조' 행위를 조직범죄로 규정하는 형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 법안 통과 직후 멕시코내 한인 상인들이 상품 위.변조 및 밀수 혐의 등으로대거 체포되는 사례가 초래되기도 했다. 멕시코 시장에서 밀수문제가 심각한 분야는 특히 직물, 신발 및 의류 분야다. 급기야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특수를 앞두고 신발 및 의류 주산지인 과나후아토시(市)와 할리스코주(州) 신발 및 의류업체 종사자 약 2천여명은 중국산 신발과의류의 밀수를 막아달라고 당시 비센테 폭스 대통령의 방문 일정에 포함된 산 크리스토발 광장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시위자들에 따르면 밀수로 인해 이들 지역에서만 최근 1만2천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이 지역 3천개 이상의 신발 업체들 중 50% 이상이 내년 중으로 폐업을 당할 위기에 몰려있다는 것이다. NAFTA 10년차인 멕시코 시장은 대미 수출업체들의 활발한 투자에 힘입어 자동차,전자제품 등 각종 최신 모델을 출시하는 미주 대륙 생산기지로의 변신에 성공했다는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내수시장은 멕시코 국내업체가 낮은 생산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있는데다 중국산 저가 공세로 밀수 단속이 국가적 과제로 부상하는 등 멕시코 시장의 2중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산 특히 섬유, 신발류 등은 중국과 함께 같은 아시아산으로 치부돼 엄격한 감시대상으로 올라있는 만큼, 이제 우리나라 수출업계는 멕시코시장에서 기술력을 가진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시장 개척을 해나가야 할 시점을맞았다고 KOTRA 멕시코 무역관은 강조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