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주요 시멘트업체들이 가격담합 등의혐의로 독일 공정거래법 제정 이후 사상 최대의 벌과금을 판정받았다. 독일 독점규제당국은 14일 가격담합과 불법적 독과점 유지 행위를 해온 6개 시멘트 업체에 대해 모두 6억6천만유로(약 8천600억원)의 벌과금을 부과키로 했다고발표했다. 당국은 이 6개 업체가 지난 70년대부터 지난해 까지 상호 판매쿼터를 배정하고가격을 유지키로 담합해 사실상 경쟁이 불가능한 시장구조를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동독지역 등의 시멘트공장을 매입한 뒤 폐업하는 등의 방법까지 동원해 경쟁기업 진입을 막고 높은 판매가격을 유지함으로써 시멘트 구매자와 일반 소비자, 국가 경제 전체에 막대한 손해를 줬다고 당국은 지적했다. 업체별 벌과금은 최대 업체인 하이델베르크세멘트가 2억5천150만유로로 가장 많고 그다음 슈벵크세멘트가 1억4천200만유로, 뒤커호프세멘트가 9천500만유로, 프랑스 라파르제그룹 자화사인 라파르제세멘트가 8천600만유로, 위스 홀심 그룹 자회사알젠세멘트가 7천400만유로, 영국 RMC그룹 자회사 레디믹스가 1천200만유로 순이다. 업체별 벌과금 규모는 매출액 및 조사 협조 여부 등에 따라 달라졌으며, 각 업체 회장들이 150만유로를 개인 돈으로 내도록 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벌과금 규모가 가장 작은 레디믹스의 경우 당국의 조사에 처음으로 협조하고 가격독점 담합 카르텔에서도 먼저 탈퇴했다. 이같은 당국 판정에 대해 해당 업체들은 혐의 내용의 상당 부분이 사실이 아니며, 벌과금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면서 항소할 방침을 밝혔다. 공정거래당국은 건설업계 등의 탄원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모두 38개 시멘트업체에 대해 조사해왔으며, 현재 13개 중소업체들의 가격담합 혐의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건설업계는 경제가 장기침체되고 시멘트 업계 생산능력이 과잉임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시멘트 가격이 유럽에서 가장 비싸다면서 지난해 공정거래 당국에 탄원한 바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