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미국의 대 사우디 아라비아 수출이 12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사우디 일간지 아랍뉴스가 미 국세조사국 보고서를 인용, 23일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까지 올 상반기 미국의 대 사우디 수출은 2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5%나 급감했다. 이같은 수치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1990년 상반기의 17억달러 이후 가장 낮은 것이라고 아랍뉴스는 지적했다. 이는 또한 최고치를 기록했던 1998년 상반기 50억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실적이다. 올 상반기 사우디의 대미 수출도 지난해 동기 대비 24.2%가 줄어든 56억달러에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사우디의 대미 수출은 74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사우디의 대미 수출은 133억달러로 이 가운데 95%인 126억달러를 석유, 가스 관련 상품이 차지했다. 신문은 미국의 대 사우디 수출이 격감한 이유로 지난해 상반기 21억달러를 기록했던 기계류 및 장비 수출이 39%나 감소한 12억8천만달러에 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난해 상반기 5천900만달러를 기록했던 담배 및 음료 수출도 55%가 줄어1천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아랍뉴스는 양국간 교역 감축의 정치적 배경으로, 미국의 노골적인 이스라엘 편향 정책에 반발한 사우디 소비자들이 지난 4월부터 미국 상품 불매운동을 벌여온 사실을 지적했다. 미국 상품 불매운동은 이슬람 사원과 대학을 비롯한 각급 학교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신문과 인터넷, 휴대전화 메시지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미국 제품을 구매하지 말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사우디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미국은 사우디에 민간 및 군사 관련 제품 62억달러를 수출했으며 원유 등 142억달러 상당을 수입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