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는 21일 상장기업 리서치업무와 M&A주간사 등과 같은 투자은행업무를 분리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혁안을 뉴욕주 법무부에 제출,동의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호응, 골드만삭스도 주식추천등의 애널리스트 업무를 감시할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하는 등 유사한 개혁조치가 다른 증권사들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투자자를 오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메릴린치는 이날 기소당사자인 뉴욕주 등에 1억달러 상당의 벌금을 내는 동시에 리서치업무와 투자은행업무 사이에 방화벽을 쌓는데 초점을 맞춘 개혁안을 내놓았다. 리서치 업무를 집행하는 애널리스트에 대한 급여지급 방식과 관리감독 방식을 바꾸는 게 그 골자다. 개혁안에 따르면 이 회사의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이익을 주었는지에 따라 연봉수준이 결정된다. 애널리스트의 경우 기업가치 분석과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는 투자은행 업무에 대한 기여도는 인사고과에서 제외키로 한 것이다. 특정주식을 고객에게 매입토록 권고하면서 사내에서는 '정크(투자외등급)'로 분류하는 이중잣대를 취하다 뉴욕주 검찰에 기소된데 따른 자성의 결과다. 메릴린치는 또 애널리스트가 투자은행 업무 담당자 및 인사담당자와 주고 받은 e메일 등을 감시하는 시스템도 구축키로 했다. 애널리스트의 정크주식 추천을 막기위해 주식추천감독위원회(RRC)도 신설된다. 골드만삭스도 즉각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초대 옴부즈맨에 뉴욕연방은행총재를 지낸 E 제럴드 코리건을 임명했다. 코리건은 모든 리서치 업무를 감시,그 결과를 헨리 폴슨 회장에게 보고하는 임무를 맡게된다. 이 회사는 외부의 중립인사들로 구성되는 감독이사회와 보상이사회도 구성할 계획이다. 컬럼비아대의 존 코피 증권법 교수는 "메릴린치의 개혁시도는 1개사만의 얘기가 아니다"며 "다른 증권사들도 유사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어트 스피처 뉴욕주 검찰총장은 "이번 합의는 월가의 관행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메릴린치는 다른 증권사들이 따르게 될 새 기준을 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