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운드 출범으로 국내 서비스산업이 '무한 경쟁'에 휘말리게 됐다. 정부는 97년 외환위기 이후 서비스분야에서 이미 상당한 개방이 이뤄져 충격파가 덜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협상결과에 따라 대변혁의 회오리에 휩싸일게 분명하다. 아직 진입 규제가 남아 있는 일부 금융 영역과 통신 교육 문화.시청각 서비스 분야가 시장 개방의 집중적인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라운드가 몰고올 충격파에 가장 크게 시달릴 분야는 '농업이 아니라 서비스'라고 강조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 거세지는 교육.법률.문화시장 개방 압력 =당장은 교육시장이 타깃이다. 특히 미국과 호주의 관심이 크다. 이들은 대학 등 고등 교육기관에 대해서는 일절 대외송금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한국내 관련규제를 철폐토록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협상 결과에 따라선 외국 유명대학의 한국 분교가 잇따라 들어설 수 있게 되고 결국 국내 대학교육 시장 판도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인도 등 개도국들로부터는 건설과 소프트웨어 및 컴퓨터관련 서비스, 의료, 호텔.관광서비스 등의 인력이동에 대한 전면적인 시장 개방을 요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업에서도 추가개방이 예상된다. 통신시장 개방 역시 쟁점이다. 기간통신사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한도를 49%로 묶어 놓은 규정을 철폐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미 제기되어 있다. 또 외국인 변호사와 회계사가 직접 한국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는게 선진국들의 요구다. 방송 영화 등 문화분야도 거센 시장개방 요구에 시달릴게 분명하다. 케이블TV와 위성방송에 대한 지분제한을 없애라는 것이다. ◇ 협상은 진작부터 시작됐다 =뉴라운드 서비스협상은 지난해 2월부터 후속 협상이 시작돼 이미 1단계 협의가 끝난 상태다. 94년 우루과이라운드(UR)가 출범하면서 서비스와 농업에 대해선 먼저 협상을 개시토록 규정했기 때문. WTO 사무국은 내년 1월 말까지 '무역협상위원회(TNC)'를 구성한 뒤 6월 말까지 시장 개방 폭을 담은 양허안을 제출해 주도록 각 회원국에 요청하고 2003년 3월 말까지는 양허안을 제출하도록 했다. 당장 내년 초까지는 '어떤 분야를 열고 어떤 분야를 지킬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 도전이자 기회 =시장 개방은 경쟁력이 약한 분야의 쇠퇴를 가져올 수 있지만 우리 기업으로선 보다 넓은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크다. 우선 중국의 WTO 가입으로 거대 시장을 갖게 됐다. 신세계 이마트 등 유통 업체를 중심으로 중국 진출이 활발해지는 추세를 더욱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