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농업 분야의 각료선언문 초안을 수정하려할 경우 연쇄수정이 불가피해 선언문 합의에 실패할 수 있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에 따라 `시장접근의 실질적(substantial) 개선'과 `국내보조의 실질적(substantial) 감축' 등을 적시한 현재의 초안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1일 한국대표단에 따르면 J.B. 펜(Penn) 미 농무부 차관은 이날 우리측 김동근농림부 차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현재의 농업 분야 초안이 균형을 유지한 만큼 뉴라운드를 출범시키기 위해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향후 협상일정에 대해서는 3년을 구상중이며 이 경우 농업협정13조인 `평화조항'과 관련된 문제는 제5차 각료회의에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사를밝혔다고 대표단은 전했다. 평화조항은 농업협정상의 보조금 감축 약속을 준수할 경우 보조금협정의 상계조치 발동을 자제토록 규정한 것으로 2003년말에 효력이 끝나게 돼 있다.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은 이와 관련,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10시) 로버트 졸릭 미 무역대표와 전격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 대표단은 일본 다케베 농림수산 대신과 양자협의를 갖고 농업 분야 공조를모색하는 한편 오후 6시에는 비교역적 관심사항(NTC) 6개국 고위급회의를 다시 열어공동대처방안을 협의했다. 한편 오후 2시에 열린 수석대표회의에서는 전날부터 진행된 농업, 규범(반덤핑,보조금), 싱가포르 이슈(무역원활화, 투자.경쟁, 정부조달 투명성), 이행, 환경 ,지적재산권(TRIPS)과 공중보건 등 6개분야의 그룹회의 결과를 보고받았다. 현지 소식통은 "농업의 경우 유럽연합 등 일부에서 문제를 제기한 반면 대부분은 현재 초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표시해 추가협의를 거쳐 12일에 다시 수석대표회의에 보고키로 했다"면서 "12일이 최대 고비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규범 분야의 반덤핑협정 개정문제에 대해서는 그룹회의 의장인 남아공의 어윈장관이 미국과 한국, 일본, 칠레 등과 면담한 결과 미국의 반대가 여전해 추가 논의를 벌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미국의 레빈 의원은 이날 오전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반덤핑 협정 개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선진국과 개도국이 대립중인 TRIPS-공중보건 문제에서는 양측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막판까지 이번 회의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도하=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