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렌버그 그룹은 스웨덴경제와 궤를 같이 해온 스웨덴의 대표적인 오너기업 집단이다. 1856년 A O 왈렌버그가 설립한 민간은행 엔스키다가 그룹의 효시다. 1916년 지주회사 인베스터AB를 설립하면서 금융 이외에 제조부문에도 진출해 세계적인 기업들을 키워 냈다. 왈렌버그 그룹 소속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이 스톡홀름 주식시장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에릭슨(통신) 스카니아(트럭) 사브(승용차) ABB(중기계)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세계적인 기업들이 계열사다. 현재는 창업자의 5대손으로 사촌간인 마르쿠스와 야곱이 '투톱체제'로 각각 제조부문과 금융부문을 나눠 맡고 있다. 왈렌버그가가 소유한 3개 재단이 인베스터AB의 지분 약 19%를 보유중이다. 그러나 차등의결권제도를 활용해 의결권의 40%를 장악하고 있다. 인베스터AB는 그룹의 경영전략에 따라 계열사들의 지분을 조정하며 각 계열사들의 경영활동을 통제한다. 왈렌버그가는 단순히 지분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적극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한다.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및 이사회의장 임면과정에 직접 개입하고 계열사의 주요 경영전략을 감독한다. 주요 계열사 CEO들은 사장단회의를 통해 경영정보를 공유하고 계열사간 합작투자 등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우리로 치면 규모가 비대한데다 경제력이 집중돼 있고 문어발식 경영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법도 하다. 더욱이 형평성을 강조하는게 스웨덴의 일반적인 분위기이지만 스웨덴 국민들은 왈렌버그가를 스웨덴경제의 자랑으로 생각한다. 스웨덴의 경제발전이 왈렌버그가와 정부의 공동노력으로 건설됐다고 믿고 있다. 스웨덴의 한 신문은 "배당과 시세차익에 집착하고 기업경영에 무관심한 주식펀드나 연금펀드와 달리 왈렌버그가는 기업경영에 참여한다. 이는 왈렌버그 그룹의 장점이며 앞으로도 스웨덴경제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