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상승이 생산성 증가를 초과하는 제조업종의 규모가 전체의 6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산업자원부와 한국생산성본부가 92∼99년의 8년간 통계를 기초로 분석한 '업종별 노동생산성 및 단위노동비용 변화추이'에 따르면 전체 140개 제조업종 가운데 65.7%인 92개업종에서 임금상승분이 생산성증가분을 초과했다. 연평균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을 보면 코크스 및 관련제품(30.8%), 비철금속 1,2차제련 및 정련(16.2%), 철도장비(14.8%), 항공기.우주선(13.9%), 원유정제처리(10.7%) 등의 업종에서 크게 증가했다.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은 1인당 노동비용 증가율에서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뺀 것으로, 0%보다 크면 생산성보다 노동비용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비용경쟁력이 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컴퓨터.주변기기(-12.2%), 전자관 및 기타 전자부품(-10.6%), 통신기기.방송장비(-11.9%) 등의 업종은 지난 8년간 비용경쟁력이 크게 개선됐다. 또 연평균 노동생산성은 62.1%인 87개 업종에서 10% 미만의 증가에 그쳤다. 업종별 연평균 생산성 증가율을 보면 컴퓨터.주변기기(32.6%), 통신기기.방송장비(31.3%) 등 4개업종이 8년간 매년 30%가 넘는 증가율을 보인 반면 살균.살충제 및농업용 화학제품(1.9%), 건설.광산용 기계(2.4%) 등은 5%에도 못미쳤다. 결국 컴퓨터, 반도체, 통신장비 등은 지난 8년간 생산이 증가하면서 고용을 견인한 반면 의복, 신발 등 경공업과 건설.광산용 기계 등 기계류 업종은 생산과 고용이 모두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 것으로 산자부는 분석했다. 또 가죽제품, 가방, 의약품 등의 업종은 생산시설 노후와 노동시장 경직 등의원인으로 생산이 줄었는데도 고용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산자부 관계자는 "생산성이나 노동비용 측면에서 업종별로 차이가 커지는 양극화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사업장별로 생산성 증가범위 내에서 임금인상이 이뤄지도록 하는 노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