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진 < 서울대.경영대학 wchu@car123.co.kr 교수 >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시대의 경기침체와 자동차 회사들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도 역시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오늘날 부품업계에는 대형화,세계화,자율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많은 부품업체들이 자생력을 잃고 더 큰 업체에 합병되기도 하였으며 외자유치라는 미명 하에 외국 자본에 헐값으로 팔려가기도 하였다.

아쉽게도 IMF시절에 만도기계를 비롯한 여러 개의 대형 부품회사들이 외국자본에 경영권을 넘기고 말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자동차 부품사의 경영이 많이 호전되고 있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살아남은 업체들은 가동률이 80%를 넘어서고 있는데 이로 인하여 영업이익이 금년에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미 수출 증가로 한국 자동차 산업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부품 산업을 둘러싼 일련의 환경 변화를 살펴보면 지속적인 성과를 낙관하기만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시장 상황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그 동안 세계의 시장 역할을 해오던 미국 및 일본의 경기 둔화는 최근 회복세를 타고 있는 자동차 수출 증가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국내 자동차 시장 수요도 경기침체 및 증시침체로 인하여 금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또 하나의 변화는 환경보호에 대한 규제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작년에 환경부가 배기가스 규제를 국제 기준에 따라 한층 강화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해외 부품업체의 국내 기업 인수합병이다.

이러한 외자유치는 재무구조 개선,대외 신인도 제고,수출확대 기여라는 긍정적인 요인들이 많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국내 부품산업의 예속화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의 상황을 보면 외국회사 일변도로 산업구조가 재편되는 감이 없지 않다.

특히 외국회사의 진출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자생적인 기술개발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며 핵심 부품을 외국 기업에 의존할 경우 국내 메이커들은 자신의 독창적인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 부품업계는 외국기업과 토종기업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국내 기업들 간의 합병으로 규모를 확대하여야 하며 경쟁력있는 소재회사나 전자회사의 자동차 부품업 진출을 적극 환영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