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원화가치 채권가격 등 3대 가격변수가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에 난기류가 흐르는 모습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증시 향방에 따라 트리플 약세현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환율은 증시 폭락 여파로 급등세(원화가치 급락)로 출발했다.

오전 증시에 서킷 브레이커(매매일시정지)가 걸리면서 한때 1천1백15원90전까지 치솟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매도 행진에 따른 달러수요를 은행권과 업체들이 보유중인 달러를 내놓아 완화시키는 형태로 추가 상승을 저지하는 형국이었다.

외환딜러들은 "외국인의 주식순매도 등 달러에 대한 수요로 원화절상 심리가 누그러진데다 총선이후 시장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겹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환시 주변이 혼란한 가운데 환율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며 "이번주 원화환율 움직임은 외국인투자자들의 주식매도 규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진단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이번주에도 외국인들이 주식매도 행진에 나설 경우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 경우 원화환율은 1천1백2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 내다봤다.

이날 실세금리도 가파른 오름세(채권가격 하락)를 이어갔다.

3년만기 회사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는 0.04%포인트씩 올라 각각 연 10.04%와 연 9.04%를 기록했다.

회사채 금리는 일주일새 0.13%포인트나 상승, 두자릿수에 안착하는 모습이었다.

매수세력이 관망세를 보이며 거래가 뜸한 가운데 장단기 채권 모두 약세를 보였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 이날 실시된 5년 만기 외평채 입찰에서는 당초 정부 계획보다 3천억원 줄어든 4천억원이 발행되는데 그쳤다.

총선뒤 통화긴축설이 확산되며 향후 금리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를 보인 가운데 매수세가 위축된 반면 3년~5년만기 장기물을 중심으로 매물이 나와 금리를 끌어올렸다.

특히 시장 일부에선 한은이 최근 통화안정증권 발행량을 당초 예상보다 늘린 것을 통화환수 및 금리인상 징조로 받아들여 금리상승을 부추겼다.

한은은 이에 따라 "당분간 통화긴축은 없을 것"이라고 긴축설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재경부에서도 총선전에 특별하게 돈이 풀려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총선이 끝났다고 해서 별도로 회수할 필요가 없다고 한은 입장을 거들었다.

채권딜러들은 "금리가 바닥권을 벗어난 것으로 보여 당분간 상승 압력속에 조정장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통화당국이 긴축설을 일축하고 나섬에 따라 금리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