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광고를 중단하기로 한 현대자동차의 결정은 인터넷 서비스 의 수익창출 모델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광고를 또다른 수익원천으로 삼고 있지만 기대에는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이다.

특히 CP(컨텐트 프로바이더)업체들은 대부분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며 대신 광고판매를 통해 수지를 맞추겠다는 영업전략을 써왔다.

이들이 각종 경품행사를 통해 가입자 수 늘리기에 총력을 기울여 온 것도 광고수익을 극대화하기위해서였다.

하지만 최근들어 인터넷은 또 다른 미디어가 아니며 따라서 광고수입은 창출될 수 없다는 견해가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클루트레인 선언문(Cluetrain Manifesto): 우리가 여태껏 알고 있는 사업의 종말"이란 책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록,릭 레빈,독 설즈,데이비드 와인버거 등이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인터넷의 본질을 재래시장에서 볼 수 있는 대화라고 규정한다.

인터넷은 만인이 만인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장이라는 것이다.

즉 예전 시골에서는 5일마다 서는 시장에서 파는 자와 사는 자가 직접 만나 흥정하고 거래행위를 했다.

그러다가 사회구조가 대량생산,대량소비로 변모하면서 파는 자와 사는 자를 중매해 주는 미디어가 형성됐다.

이 미디어는 특정 부류의 소비자들을 한 데 묶어 줌으로서 생산자에게 편리한 대화의 장을 마련해 주었으며,여기서 광고수익이
생겨나게 됐다.

광고의 이윤창출구조는 다수가 다수를 접촉할 수 없었던 현실적인 시간상,거리상,비용상 제약 때문에 가능하다.

그런데 이제 인터넷 덕분에 다수가 다수와 의사를 교환하고 거래를 할 수 있는 구조로 되돌아가게 됐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인터넷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접근성에만 매료되어 광고수익을 노리는 서비스업체들은 낭패를 보게 마련이라고 경고한다.

수많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인터넷구전''을 통해 제품 사용경험을 알려주기 때문에 생산자의 얘기인 광고가 빛을 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해체와 인터넷혁명''의 저자인 보스톤컨설팅 그룹의 필립 에반스와 토머스 워터스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은 여느 다른 대중매체와는 확연히 다른 매체로서,1:1 이면서도 다수:다수의 관계를 형성케 해 주는 전혀 다른 의사소통 수단임을 강조한다.

최근 갈수록 많은 인터넷 정보업체들,심지어 야후와 같은 세계 최대 포털사이트까지도 콘텐트 유료화를 검토 중인 것도 광고수익의 한계를 시사하고 있다.

미국에서 Y세대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인기 사이트들의 실적이 의외로 저조한 것도 인터넷 주 고객인 청소년들이 철저히 상업적 메시지와 광고를 회피하고 있기 대문이라는 분석도 같은 맥락이다.

신동욱 전문위원 shindw@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