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가전업체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월풀 밀레 등 외국산
가전업체들은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폭등으로 판매가 곧바로 적자
로 이어지고 있는데다 정부의 국제통화기금(IMF) 긴급자금 지원요청에
따른 수입소비재 수요까지 위축되면서 이중고를 겪고있다.

이들 외산가전업체는 이에 따라 아예 수입을 잠정 중단했거나 수입물량을
대폭 줄였으며 가격인상을 비롯한 타개책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백색가전(주)이 수입을 대행하고 있는 GE는 올해 1달러당 8백원대를
평균환율로 계산, 각종 가전제품을 판매해 왔으나 갑자기 환율이 1천
1백원대까지 상승, 판매가 곧바로 적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IMF 긴급자금지원 요청 이후 전체적으로 내수가 부진한데다
특히 소비자들이 수입소비재 구입을 꺼리고 있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0~40%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1월초 수입계약이 된 4~5개월치 물량에 대해 잠정적으로
수입을 유보시켰다고 덧붙였다.

두산상사를 판매원으로 하는 미국의 월풀도 최근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수입물량을 대폭 줄여 거의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정도라고 밝히고 매출
도 40% 이상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미원통상이 대행하고 있는 독일의 밀레는 달러화 환율폭등과 함께
독일 마르크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상승,원가압박을 받고 있는데다
판매마저 얼어붙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 김낙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