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특융 신청 마감일(20일)을 앞두고 종금사들이 신청여부를 놓고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서울소재 일부 종금사들은 한은 특융 신청시 내야
하는 경영권 포기각서의 법적 효력에 대해 고문 변호사를 상대로 자문을
구하거나 이미 대주주로부터 경영권 포기각서를 받아 놓고도 타종금사의
동향을 살피면서 한은 특융 신청여부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합금융협회가 최종마감을 앞두고 이날까지 한은특융 신청 서류
제출을 요청했음에도 종금업계는 한은특융과 무관하게 제출토록 돼있는 영업
현황및 경영정상화계획 등의 서류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는 대상이 되는 종금사가 모두 한은특융을 신청할 경우 개별 종금사에
대한 이미지 실추 우려가 적기 때문에 눈치보기가 극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소재 한 전환종금사 관계자는 "대상 종금사가 모두 신청하면 신청할 것"
이라며 타종금사의 태도를 보아 가면서 한은특융 신청여부를 결정할 뜻임을
밝혔다.

지난 4일 11개 종금사 대표들로 구성된 종금협회 이사회에서 한은 특융에
대한 환영입장을 공식천명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한편 상당수 종금사는 "제공할 담보물이 마땅치 않아 한은 특융을 중개할
은행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중개 은행 조정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