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천시 춘의동에 있는 극동스프링크라(대표 심대민).

스프링클러 옥내외소화전 얼람밸브등 각종 소방용 기계기구를 생산하는
부지 2천2백평 건평 1천7백평규모의 이 회사 공장에 들어서면 작업장 곳곳에
걸려있는 온갖 형태의 표시판이 눈길을 끈다.

"제품재고현황" "단조물재고현황" "생산실적" "생산게시판"
"원가절감그라프" "불량률점검표"등 각종 수치를 나타내는 표시판과 빛이
날 정도로 깨끗한 설비, 잘 정돈된 부품등은 이 회사가 펼쳐온 QM활동의
열기를 금새 느끼게 한다.

제품재고현황표는 재고가 날짜 수량 위치별로 정리돼있어 재고관리상태를
누구라도 한눈에 쉽게 알아볼수있게 짜여져있다.

이 회사의 백세진 품질경영실장은 "금방 입사한 신입사원도 저 표시판을
보면 필요로 하는 부품을 찾을수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가공과 조립공정에서 간이자동화시설이 곳곳에 눈에 띈다.

그동안 일일이 사람의 수작업에 의존해오던 가공공정과 조립공정을 자체
제작한 8대의 간이자동화설비로 해결하고 있다.

모두 부품의 균일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회사측은
덧붙인다.

주조-가공-조립-최종검사를 마친 이 회사제품의 불량률은 "0PPM".

각 공정에서 품질규정과 작업표준에 의거, 자신이 맡은 부분을 수시로
체크하기 때문이다.

전 종업원들의 품질우선의식을 바탕으로 한 규정에 의한 업무추진과
기록의 습관화가 철저히 이루어지고있는 것.

극동스프링크라가 본격적인 품질경영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94년.

당시 급변하는 기업환경에서 품질혁신을 꾀하지않고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품질경영을 과감히 도입했다.

그러나 직원들의 품질에 대한 의식부족과 생산 영업등 부서간 유기적인
활동이 잘 이뤄지지않아 초반 많은 애로를 겪기도 했다.

우선 종업원들의 의식개혁부터 단행했다.

품질관리분야의 석학인 필립 B 크로스비의 14단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Quality is Free"라는 책자를 전사원이 읽고 이해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몇차례 시험도 치렀다.

모든 사원이 책자에서 강조하는 바 대로 "처음부터 올바르게 하자"는
의식교육을 병행하게 된것.

"QM도입후 종업원들의 무결점에 대한 의식이 고취되고 개인별로 책임과
권한이 명확하게 배분돼 업무가 추진되다보니 전분야의 낭비요인이
제거되더군요.

생산성제고를 통해 품질향상과 원가절감을 이룩하게됐습니다"

심사장이 밝힌 품질경영활동의 성과이다.

그는 무엇보다도 "품질" "가격" "납기"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강조한다.

QM효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매출액이 95년 2백42억원에서 96년엔 2백89억원, 올해는 3백53억원으로
기대되고있으며 지난해 13억5천만원에 그쳤던 순이익은 올해 18억원이
시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기대되는 원가절감액은 10억원규모이다.

현재 대만 중국 베트남 리비아 러시아등에 각종 소방설비를 수출하고
있으며 올해 55만달러의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이제 이 회사의 남은 과제는 미국의 바이킹 그린넬등 소방설비분야의
세계적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

이를 위해 신제품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프링클러는 건물내 천장에 부착돼 화재발생때 제품내 휴즈메탈이
녹으면서 물을 자동으로 분사,조기에 화재를 진압하는 기계이다.

극동스프링크라는 종래 기능만이 중시되던 이제품이 최근들어 경박단소형의
패션이 가미된 것이 선호된다는데 착안, 외경이 작고 미려한 플러시타입의
스프링클러를 선보였다.

심사장은 "품질 서비스 납기등에서 경쟁력을 갖추면 바이어는 찾아오게
마련"이라면서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신제품개발로 승부를 걸겠다"고
강조한다.

<신재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