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스템(회장 이웅근)은 전자출판 분야에선 이름이 나있는
중견업체이다.

10여년간 이부문을 벤처정신으로 개척.성장시켜온 이회사는 최근 새로운
국면에서 또 한차례 "모험"을 감행했다.

세계적으로 확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인터캐스트"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PC에서 TV와 인터넷을 결합시킨 21세기형 신 방송기술인 인터캐스트
시장에 진출, 지난 3월말 세계 두번째로 상용화한 것.

이분야 선두업체인 미국 인텔사와의 제휴로 이뤄낸 성과이다.

모험의 단계를 창업.개발 제품출시 품목다각화로 분류할 때 서울시스템은
3단계 벤처를 실행해 "하이 리턴"을 얻게된 셈이다.

이회사의 초기 벤처는 8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올라간다.

18년간 서울대교수를 역임한 이회장(경제학박사)이 전자출판 개념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85년 전자출판 및 전산사식(글꼴)시장에 뛰어들면서
부터다.

이듬해 서울시스템공학연구소, 88년에는 동양 최대규모의 서체개발연구원을
설립해 연구개발 및 기술축적에 적극 나섰다.

서체개발연구원은 현재 중국식 한자와 한문 문화권에서 모두 사용할수
있는 10만자의 한문폰트를 비롯 총 1천5백만자 가량의 고품위 다국어
서체를 개발, 공급하고 있다.

이로써 우리 전자출판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일본 제품을 몰아냈을
뿐아니라 일본시장에 진출까지 하게 됐다.

지난해 일본 문부성이 자국의 서체 개발회사를 제치고 서울시스템을
공급자로 선정함으로써 역수출이 가능해진 것.

일본시장에 이미 8백50만달러어치 이상을 수출했다.

나아가 국내 벤처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일본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게
된다.

일본 리코사와 연내 합작법인을 현지에서 가동키로 하고 법인설립
절차를 밟는 중이다.

이를통해 연간 약 2조엔(18조원)에 이르는 일본의 전자출판 CTS 및
서체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포부이다.

서울시스템이 전자출판 및 미디어분야를 특화하게 된 것은 우리문화.전통에
대한 이회장의 남다른 애착에서 비롯됐다.

4년간 연구비 5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선보인 "국역 조선왕조실록" CD롬은
전통 국학자료와 현대 최첨단정보기술을 접목시킨 대표적인 예다.

고급전자출판(DTP) 신문제작시스템(CTS)등 사업은 상당기간 전망이 밝다고
회사측은 보고있다.

국내 CTS시장에서 서울시스템의 점유율은 40%선.

최근에는 윤전기사업에도 진출, 편집 조판에서부터 인쇄 발송에 이르는
통합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회사가 보유한 1천5백만여개 서체의 자산가치는 2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잠재적 가치를 인정해 한국기술투자등 벤처캐피털회사에서 적극적으로
투자 지원해주고 있다.

이회사는 인터캐스터사업에 진출함으로써 재도약기를 맞고있다.

이미 MBC에서 지난 3월말부터 인터캐스트 시험방송을 시작했고
서울시스템은 주요 방송사에 인터캐스트 관련 장비를 독점적으로 납품하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 매출은 3백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5%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인터캐스트보드 웹캐스트 소프트웨어등을 공급, 내년께 이분야에서만
2백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출판 문화영역도 벤처정신으로 개척해 상용화하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도 판매할수 있다"는 것을 이회사 2백80여임직원들은 확신하고
있다.

< 문병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