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학기술원의 박인수연구관.

그는 끈기있고 헌신적인 봉사정신으로 한 중소기업의 소프트웨어 개발
고민을 해결해줘 공무원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시험기 전문제조업체인 경도정밀(대표 황보 용)은 지난해 7월 자동차부품인
쇼크업쇼바 성능시험기를 제작해놓고도 이를 구동할 프로그램이 없어
고민중이었다.

프로그램전문회사에 의뢰해 봤지만 어렵다는 결론뿐이었다.

황보사장의 애로를 음식점 옆자리에서 우련히 듣던 박연구관이 소프트웨어
개발을 자원하고 나섰다.

당시 황보사장은 소프트웨어개발과는 관련없는 기획부에서 근무하던
박연구관은 반신반의했다.

주위에서도 성공을 예상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니나다를까 박연구관은 실패에 실패를 거듭했다.

보다못한 황보사장은 여러차례에 걸쳐 포기를 종용했다.

그러나 그는 경도정밀의 시화공장과 연구원을 시계추처럼 왕래하면서
소프트웨어개발에 매달렸다.

그렇게 노력한 것이 3개월.

그는 마침내 구식인 도스환경이 아닌 윈도환경에서 구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개발에 성공했다.

"윈도환경에서 구동시키는 프로그램을 전문회사에서 제작했다면
3천만원정도 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소모품비등 실제로 3백만원이 소요된게 전부입니다"박연구관의
설명이다.

경도정밀은 같은달 대우자동차 인도공장에 이 성능시험기를 납품했다.

이 소프트웨어 개발로 중기에 대한 소프트웨어 기술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인식돼 기술품질원내에 소프트웨어연구실 신설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황보사장은 "박연구관같은 성실한 공무원이 있는한 기술력이 열악한
중소기업들의 미래도 밝다"면서 고마운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 이창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