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대우 등 전자 3사가 "AST""제니스""톰슨"등 최근 매입한
외국기업에 자사의 간판급 경영인들을 잇따라 CEO로 발령했거나 발령할
예정이어서 이들간에 펼쳐질 "3인 3각"경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구나 전자 3사가 매입한 "AST" 등 외국기업들은 모두 누적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어서 경영정상화 여부와 관련한 이들 간판급
경영인들의 역할에 더욱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전자 3사를 대표하는 경영인은 LG전자 회장을 역임했던 이헌조
LG그룹인화원원장(64)과 김광호 삼성전자부회장(57), 배순훈 대우전자회장
(54).

이중 이헌조회장과 김광호부회장은 이미 제니스(LG)와 AST(삼성)의 CEO로
각각 겸임 발령이 난 상태다.

또 배회장 역시 이달중 프랑스민영화위원회에서 톰슨멀티미디어인수에
관한 최종결정이 내려지면 톰슨의 CEO로 취임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헌조 LG그룹인화원원장은 현직에선 이미 물러났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전자업계의 산증인.

전체적인 방향을 정확히 제시하는 선 굵은 경영스타일로 LG전자를 국내
정상의 전자업체로 키워냈다.

김광호 삼성전자부회장은 삼성의 반도체 신화를 만들어낸 주역중
한사람으로 특유의 추진력이 강점이다.

배순훈 대우전자회장은 대우전자 기업이념인 "탱크주의"를 만들어낸
장본인으로 온화한 이미지가 강점.

대우가 국내 가전부문 "만년 3위"라는 이미지를 벗는데도 크게 기여했다.

특히 최근 전자 3사는 이들 해외기업에 CEO뿐만 아니라 고위급 임원들을
잇따라 파견해 친정체제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박노병 컴퓨터사업본부장을 AST부사장으로 발령했으며 LG는
조기송상무를 제니스로 보내 경영전반을 관리하도록 했다.

대우 역시 인수작업이 종결되는 대로 본사의 임원 3-4명을 톰슨으로 보낼
예정이다.

문제는 전자사들이 인수한 해외기업들의 경영정상화가 간단치만은 않다는
것.

제니스와 AST는 누적적자때문에, 톰슨은 1백0억프랑(2조5천억원)에
달하는 부채에다가 프랑스 현지의 반대여론으로 인해 인수단계에서부터
각종 어려움에 처해있다.

국내 전자산업을 일으켰던 간판급 경영인들이 앞으로 이들 M&A기업을
놓고 벌이게 될 색다른 경영스타일 "경쟁"은 그래서 더욱 흥미진진해질
전망이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