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점포없는 은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화 PC 인터넷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고객이 은행에 직접 가지 않고도
원하는 은행일을 처리할수 있는 사이버뱅킹(가상은행)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사이버뱅킹의 확대는 은행의 영업방식을 바꿀뿐 아니라 고객의 생활패턴에
까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이버뱅킹을 비롯한 전자금융에 먼저 투자한 은행일수록 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고객은 공간적 시간적 제약없이 은행에 접근할수 있게돼 은행과의
접점이 넓어짐은 물론 물리적인 화폐없이도 결제(전자화폐)할수 있는
편리함을 누리게 된다.

초기의 금융자동화는 자기은행내에 온라인을 구축하고 업무자동화를
추진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불과 10년전인 87년에서야 자행내 점포의 온라인화가
이뤄졌었다.

이것이 금융기관간및 금융기관과 고객간의 금융네트워크(금융공동망서비스
및 PC.전화기를 이용한 펌.홈뱅킹서비스) 구축단계를 어느덧 사이버뱅킹의
단계로까지 이른 모습이다.

사이버뱅킹은 특히 은행산업의 또다른 미래주자로 각광받는 전자지갑및
금융EDI 등과 보조를 함께 하며 빠른 속도로 변모하고 있다.

앞으로는 논(Non) 뱅크가 은행일을 수행하는 일까지 전개될지도 모를
일이다.

[[[ 사이버뱅킹 ]]]

최근 정보통신분야에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상현실(버츄얼리얼리티)에
이론적 토대를 두고 있다.

가상현실이란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현실세계와 유사한 3차원의 가상세계
를 만들어 현실세계와 다름없는 체험을 할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상은행은 정보기술을 은행업무에 도입, 고객에게 현실세계의
점포와 유사한 가상의 점포 또는 유통경로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실제
영업점에 있는 것과 같이 은행업무를 처리할수 있게 한다.

고객이 은행에 가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PC및 폰뱅킹서비스와 동일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개방 네트워크인 인터넷을 이용해 고객의 접근을
용이케 하고 전자화폐를 사용, 현금 입.출금을 포함한 모든 자금거래를
네트워크상에서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 다르다.

국내은행들은 올들어 초보적이나마 사이버뱅킹시스템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5월 한국통신과 공동으로 가상은행시스템을 개발해
문자 음성 그림 등 멀티미디어로 은행창구를 안방에 갖고 왔다.

한국통신은 현재 조흥 제일 외환 등 14개은행과 이같은 가상은행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대구은행도 지난 6월 "다이렉트뱅킹점포"를 개설했다.

고객이 원격 영상단말기를 이용해 은행직원과 화상으로 대화하면서
예금은 물론 대출 현금카드발급까지도 즉석에서 실행할수 있는 통합
셀프뱅킹시스템이다.

주택은행도 비슷한 시기에 강남역 자동화점에 "화상무인코너"를 설치,
주변의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들이 은행영업시간이 끝난 이후에도 은행업무를
처리케 했다.

국민은행은 8월에 "빅맨사이버뱅크"란 무인점포를 열었다.

이와는 별도로 데이콤은 PC를 통해 각종 상품의 정보를 검색.주문하고
직접 자신의 은행계좌와 연결, 대금을 결제할수 있는 시스템을 은행들과
함께 개발중이다.

이는 내년초 실용화될 전망이다.


[[[ 전자화폐 ]]]

전자화폐는 이용자가 미리 발행자에게 대가를 지급하고 IC카드 컴퓨터
등에 전자신호 형태로 가치를 저장했다가 상품 등의 구입에 사용하는
전자지불 수단이다.

그러므로 자금결제는 통신회선을 통해 이뤄진다.

전자화폐의 형태는 IC카드형(전자지갑)과 네트워크형으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앞으로 컴퓨터 통신망을 통해 IC카드에 가치를 재충전하게 되는
등 양 유형의 통합화가 이뤄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세계적으로는 40여개국에서 전자화폐가 사용 또는 개발중에 있다.

국내에서는 동남.광주.서울.주택은행 등 일부은행들이 전자지갑의 개발에
발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남 광주은행은 프랑스의 IC칩 제조회사로부터 칩을 수입해 전자지갑
직불카드 신용카드및 거래통장 등을 "One Card"에 통합해 사용하고 있다.

특히 동남은행은 롯데백화점 대한항공등과 제휴해 고객이 이들 회사의
물품대금이나 이용대금을 전자지갑으로 결제하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동남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부산광역시와 제휴, "하나로카드"라는
전자지갑을 발급해 지하철 버스 택시 주차장 고속도로 톨게이트 등에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은행은 IC칩의 안정성과 편리성을 활용, 고객정보관리에 초점을 둔
"토비카드"를 지난해 12월 개발했다.

펌뱅킹 서비스용 카드로 이용되는 토비카드는 신용카드 잔액조회 결제금액
조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택은행의 경우 무전표무통장 방식의 IC카드를 발급해 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용자및 가맹점확대가 어렵고 특정지역에서만 제한적
으로 이용할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한국은행은 지난 3월 은행 관련업체 전문가 등으로
실무작업반을 구성, 전자지갑 표준을 개발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발의 기본방향은 IC카드형과 네트워크형중 실용화에 보다 접근해 있는
IC카드형을 우선 개발한다는 것이다.

또 우선 국내용으로 개발하되 국제표준 제정시 이를 수용키로 했다.

한은은 97년말까지 표준안에 의한 시제품을 생산한후 타도시로의 주민
이동이 적은 소규모 도시를 선정해 시험운영한다는 방침이다.

[[[ 금융 EDI ]]]

금융EDI(전자문서교환)는 산업계의 EDI와 결합해 물품의 발주에서 대금의
결제까지 거래 전과정을 전자적으로 종료하는 것을 의미한다.

무역관련 서류송달및 이에 따르는 자금결제업무 등에 이용되고 있으나
앞으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 이의 이용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구나 정보통신사업자들은 네트워크를 이용한 전자상거래 기법을
개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4년 1월부터 실시된 금융자동화망은 95년말 현재 1,390개업체가 이용하고
있다.

서비스내용은 수출입승인.변경승인및 사후관리업무, 수출입승인의 유효기간
연장승인업무, 신용장(내국인신용장 포함)의 개설.수취및 양도업무 등이다.

95년중 서비스 이용실적은 총 110만건으로 하루평균 5,399건이다.

한편 지난 8월부터는 <>자행내 수출입관련 대금결제 <>해외당발송금
<>타발송금 내도통지 <>외화자금 국내이체 <>관세납부(각행의 무역업체
계좌에서 국고계좌로 자금이체) 업무 등을 취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네트워크를 이용한 자금결제서비스도 가능하게 됐다.

< 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