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기법을 활용한 경영혁신의 성공여부는 벤치마킹대상기업의 정보를
어떻게 알아내느냐 하는데 달려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업종일수록
상대기업의 경영정보를 알아내기가 어려워 벤치마킹을 포기하는 기업들도
많다.

삼성석유화학은 미국 아모코사를 대상으로 벤치마킹을 실시했으나 핵심
정보를 얻지못해 의도했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한 사례로 꼽힌다. 이회사는
지난해 고순도 테레프탈산(TPA)분야 세계초일류기업인 아모코사의 공장가동
및 설계분야를 대상으로 경영정보를 조사했으나 핵심노하우를 알아내는데는
실패했다.

삼성석유화학은 지난해 1월부터 사원들에 대해 벤치마킹교육을 실시하고
자사경영정보를 상세히 파악했다. 이회사는 이를 토대로 아모코사에 직원
들을 파견,벤치마킹에 필요한 경영정보를 알아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아모코측의 거부로 조사단 파견은 무산됐다. 아모코사는 삼성석유화학의
35%지분을 갖고있는 합작회사여서 조사단 파견을 쉽게 받아들일 것이란
삼성측의 당초예상은 빗나갔다.

이회사는 조사단 파견이 실패함에따라 아모코측에 기술교류모임을 갖자고
제안했다. 아모코사측에서도 기술교류를 통해 삼성석유화학의 경영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는 판단아래 동의했다.

공영건상무를 팀장으로 한 삼성석유화학관계자 11명과 C M라우 비즈니스
매지저등 7명의 아모코측 관계자들은 작년 11월9일부터 12일까지 울산공장
에서 기술교류모임을 가졌다. 삼성석유화학은 정비기술 품질 환경등 5개
분야에 대해 1백6개 항목을 질의했다. 아모코측은 83개의 질문을 통해
삼성석유화학의 설비보전시스템 산화반응기술 생산운전기술등을 알아내려
했다.

4일동안의 기술교류모임을 통해 두회사의 경영실적을 비교분석한 결과
TPA를 만들기위해 부재료로 사용되는 초산의 투입생산성과 전기및 연료
효율은 삼성측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파라자일렌(PX)을 TPA로
만드는 원료생산성은 아모코측이 높았다. 또 PTA공장설계기술에서도
삼성측 이 아모코사에 뒤지고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석유화학은 이같은 격차를 극복하기위해 원료처리핵심기술에 대해
질문했다. 아모코측은 그러나 이에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삼성석유화학은
또 제3공장증설에 필요한 PTA공장설계기술정보를 확보하는데도 실패했다.

삼성석유화학은 이에따라 아모코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벤치마킹을 사실상
포기했다. 연간 2억원정도 뒤떨어지는 원료생산성을 높이기위해 상대방
경영정보를 얻는데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대신 온도 압력
농도를 최적화해 제품을 생산할수 있는 선진통제시스템(ACS)을 도입,
독자적으로 원료생산성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이와함께 올해부터 주요업무 프로세스개선을 추진,노동생산성을 높이는데
주력키로했다. 이를 위한 벤치마킹정보는 해외전문컨설팅업체에서 얻기로
했다. 경쟁업체를 대상으로 직접 경영정보를 알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동종업계에 대한 컨설팅경험이 많은 ADL사 또는 인덱스사중 1개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남상억 경영혁신팀차장은 "벤치마킹의 성공여부는 원하는 경영정보를
어떻게 알아내느냐에 달려있다"며 "많은 기업들이 벤치마킹에 필요한
핵심경영정보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상기업을 통해 경영정보를 직접 확보하지 못할경우 컨설팅업체를
통해서라도 필요한 정보를 알아낼수 있어야 벤치마킹은 성공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승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