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한국 브랜드인 줄"…성수동 '대형 매장' 알고보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제 2의 팝마트 노린다"
한국시장 공략하는 중국 캐릭터
한국시장 공략하는 중국 캐릭터
해이원은 오즈아이(OZAI)라는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중심으로 아트토이 사업을 하는 브랜드다. 2022년 설립돼 온라인 스토어나 SNS를 기반으로 운영됐는데, 단기간에 1900만명 이상 팔로워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성장을 이뤘다. 한국에선 이달 초 매장을 개장했는데, 놀라운 점은 이 매장이 브랜드 첫 매장이라는 것이다. 자국인 중국에서도 열지 않았던 대형 오프라인 매장을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 것이다.
中현지에도 없는데…첫 플래그십 매장 한국에서
중국 현지 캐릭터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속속 침투하고 있다. 과거 중국산 캐릭터라고 하면 조잡한 디자인이나 인기 캐릭터를 슬그머니 베낀 디자인을 떠올렸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자체 디자인 경쟁력에 자금력까지 갖춘 브랜드들이 ‘제 2의 팝마트’를 노리며 한국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팝마트의 흥행이 있다. 해이원 역시 사업 구조나 마케팅 전략은 팝마트와 매우 유사하다. '블라인드 박스'라는 상품 전략을 주로 구사하는데, 어떤 인형이 들어 있는지 개봉 전까지 알 수 없게 해 희소성과 놀라움의 요소를 결합했다. 매장 옆에는 카페를 함께 운영하면서 그 자리에서 박스를 뜯어보고 소비자가 다시 수요를 갖도록 유도해 반복 구매를 일으키는 구조다. 여기에 한국 한정판 제품을 따로 내놓으면서 수집 가치를 동시에 확보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창림 해이원코리아 대표는 "중국에선 온라인 사업만으로 단기간에 산업 내 최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라며 "처음부터 한국에서 매장을 가장 먼저 여는 것을 목표로 설립한 브랜드"라고 소개했다.
'한국 안방' 무섭게 파고드는 중국 캐릭터
완구업계에서는 “중국 캐릭터 수준이 낮다는 건 옛말”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미 팝마트는 주력 캐릭터인 라부부가 글로벌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국내시장에서도 매출이 급증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팝마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255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347억원에서 1년 만에 3.6배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6억원에서 103억원으로 3배로 늘었다. 팝마트의 인기가 높아지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CJ올리브영 등 국내 대형 유통사들이 앞다퉈 팝마트와 협업해 팝업을 여는 형국이다.이처럼 한국에 뒤질 것 없는 기획력과 마케팅 전략을 갖게 된 중국 업체들이 한국을 주요 공략 시장으로 여기고 있는 데에는 한국 캐릭터 IP 시장이 사실상 ‘빈집’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산업 시장 규모는 13조6000억원(2024년 기준)으로 연평균 5% 이상 늘어나는 추세다. 이중 캐릭터 IP를 활용한 상품 이용 경험률은 95.7%에 달한다. 소비 중심은 아동에서 2030세대로 빠르게 이동하는 중이다.
하지만 국내 인기 캐릭터로 꼽히는 티니핑, 핑크퐁, 아기상어 등 대부분의 캐릭터 브랜드 수요층이 유아동에 그치는 형편이다. IP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 체계도 상대적으로 약하다. 인접 국가인 일본만 하더라도 포켓몬, 산리오 등 강력한 로컬 캐릭터 기업이 시장을 장악한 구조지만,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 캐릭터 브랜드 입장에선 한국이 수요는 넘치지만 경쟁 강도가 낮은 시장으로 평가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중국경영연구소장)는 “중국에선 단순 기업 차원이 아니라 중국 자체를 브랜드화하기 위해 자국 소비 브랜드들이 글로벌로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여러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이곳에서 성공하면 제3국인 동남아나 북미 시장으로 확장할 때도 매우 중요한 레퍼런스가 된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