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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살목지'의 감독 “안전한 이야기 관심 없어…과감하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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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민 영화감독 인터뷰
    오는 8일 개봉 '살목지' 연출

    첫 장편 데뷔하는 새내기 감독
    단편 등 꾸준히 장르영화 내공 다져
    영화 '살목지' 스틸. 쇼박스 제공
    영화 '살목지' 스틸. 쇼박스 제공
    “처음 도전하는 장편영화다 보니 관객 기대치가 높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히려 더 과감히 영화를 만들어봐도 되겠구나 싶었던 거죠.”

    영화 ‘살목지’를 연출한 이상민 감독은 “누구나 좋아하는 연출보다는 더 과감하게 표현하는 쪽을 택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흥행이 담보되는 관습적인 틀에 매몰되기 보단, 공포물 장르영화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지점이 무엇인지 고민했다는 것이다. 창작자가 재미를 느낄 만한 이야기라야 관객도 설득할 수 있다는 확신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신인감독의 패기에서 비롯됐다.

    한국 영화시장에는 지난 수년간 ‘위기’라는 단어가 상투어처럼 달렸다. ‘천만 대박’은 커녕 ‘중박’ 영화마저 자취를 감추면서 기획, 투자, 제작, 배급으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이 붕괴 지경에 다다랐다는 우려가 커졌다. 연간 50여 편에 달했던 제작편수가 20편 대로 급감하며 시장엔 “안전한 시나리오만 겨우 살아남는다”는 비관이 팽배해졌다.
    영화 ‘살목지’ 이상민 감독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영화 ‘살목지’ 이상민 감독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최근 장항준 감독의 ‘왕이 사는 남자’(왕사남)가 15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가에 모처럼 온기가 돈다. 대작 한 편이 영화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자 바통을 이어받을 개봉 예정작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단발성 흥행에 그치지 않고 연속적으로 관객을 끌어모은다면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장르 다양성이 확보되는 등 시장의 체질개선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에서다.

    이 감독은 시장 회복을 가늠할 신작을 시험대에 올리는 첫 주자다. 다음달 8일 개봉하는 ‘살목지’로 관객과 만난다. ‘왕사남’을 배급한 쇼박스의 신작이란 점에 더해 처음으로 장편을 연출한 신출내기의 장편 데뷔작이라 주목받는다. 이 감독은 “손익분기점만 넘기면 좋겠다는 간절한 심정”이라고 웃었다.

    ‘살목지’는 로드뷰에 찍힌 정체불명의 형체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저수지로 향한 촬영팀이 검고 깊은 물속 무언가를 마주하며 벌어지는 공포영화다. 유명 심령스폿인 저수지를 배경 삼아 어린시절 폐가에서 공포를 느꼈던 감독의 감정을 가미했다. 연출의 깊이 등에서 아쉬움도 있지만,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 등 평단에선 대체로 잘 만든 공포영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1995년생으로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이 감독은 졸업반 시절부터 시장 침체기를 몸소 겪어온 세대다. 다만 조급해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공포영화의 ‘장르적 선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내공을 다졌다는 설명이다.
    영화 '살목지' 스틸. 쇼박스 제공
    영화 '살목지' 스틸. 쇼박스 제공
    이 감독은 “굳이 초조해하고 위기감을 느끼기보다는 일도 배우고, 먹고 살겸 드라마 보조작가로 꾸준히 글을 썼다”고 했다. 그러면서 “좋아하는 아이템을 개발하는 시나리오를 쓰면서도 드라마 현장 등에서 ‘상업적인 감각’을 익히는 데 공을 들였다”고 덧붙였다. 작품성과 대중성 사이의 접점을 찾으려 했다는 뜻이다.

    당장의 데뷔에 일희일비하는 대신 이 감독은 시장에 나온 거의 모든 영화제작 지원사업에 원서를 내는 데 시간을 쏟았다. 이 중 CJ문화재단의 신인 창작자 지원사업 ‘스토리업’은 이 감독 경력의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2020년 단편영화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된 ‘돌림총’이 유수의 영화제에서 주목받게 되며 연출력을 증명하는 명함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토리업’은 임유리 감독의 ‘메아리’가 2024년 칸 영화제 ‘라 시네프’ 섹션에 초대되고, 김해진 감독의 ‘불쑥’이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부문 감독상을 받는 등 젊은 감독의 등용문으로 꼽힌다.

    영화감독을 지망하는 보조 작가에서 단편영화 감독을 거쳐 장편 상업영화 시장에 발 들인 이 감독은 후배들에게도 “제작 지원사업에 매진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글을 쓰고, 신청 과정에서 내야 하는 서류를 준비해보고, 직접 시나리오를 피칭하는 경험도 얻는다”며 “이 영화를 왜 만들어야 하는지, 투자자가 만들어줄 만한 영화인지를 선명하게 체득할 수 있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얻는 실전 감각이 장편 데뷔의 밑거름이 된다는 뜻이다.

    ‘살목지’의 손익분기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이 감독은 차기작도 가장 자신있는 ‘오컬트’ 장르로 고민하고 있다. 그는 “시장에서 말하는 안전한 기획보다는 그저 관객들이 재밌어할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며 “공포나 판타지는 다른 장르에 비해 제가 가진 상상력을 발휘하기 좋은 장르”라고 했다.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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