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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대구·경북, 정치·경제 혁신으로 신경제권 창조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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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전략 창출 시스템 복원 절실
    지역 정치권 결집력 부족…비판 고조
    AI 신경제권 구축 그레이트 리셋 시급

    지역 자체 세수로는 미래 사업 한계
    중앙의존도 심화…절박하게 힘 모아야
    AI 신 경제권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대구수성알파시티 전경. /대구시 제공
    AI 신 경제권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대구수성알파시티 전경. /대구시 제공
    ‘미래 50년 새로운 하늘길’ 대구경북신공항, ‘대한민국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달빛철도, 대구 취수원 이전, 군부대 통합 이전 등 대구·경북의 거대 현안이 8부 능선에서 잇달아 멈춰 서고 있다. 기대를 모은 대구경북행정통합 역시 또다시 무산 위기를 맞으면서 대구·경북(TK)의 미래에 대한 시도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경북 광역 경제권을 살리기 위해 정치 시스템을 혁신해 대구·경북을 ‘그레이트 리셋’(대개조)해야 한다는 지역민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경북 광역경제권 소멸 위기

    도시문헌학자인 김시덕 교수는 우리나라가 30년 후에는 대수도권과 중부권, 동남권만 남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대구경북경제권은 4개의 소 경제권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진단이다. 대구경북의 거대 현안이 8부 능선에서 번번이 좌절되면서 인구 500만 명의 대구경북 광역경제권마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은 점점 더 현실화하고 있다.

    ◇세 번째 행정통합 좌초가 초래할 TK의 후퇴

    대구경북행정통합이 세 번째 무산 위기를 맞자 대구시와 경북도는 충격에 빠졌다. 대기업 투자는 물론 AI 전환 시대를 맞아 신공항 건설로 첨단전략산업 단지를 조성하고 기업을 유치해 인재 유출을 막겠다던 계획이 모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대구시의 한 국장은 “지방선거로 새 리더십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당분간 ‘정체 행정’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경북의 한 해 예산은 16조원, 대구는 9조원대지만 필수 경비인 복지비와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대구시장이나 경북지사가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은 각각 1조원도 안 된다. 수도권 경제 집중으로 경제의 체질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대구시의 재정자립도는 2022년 43.2%에서 2025년 38.2%로 낮아져 8개 특·광역시 가운데 6위, 재정자주도는 2022년 62.25%에서 지난해 54.3%로 떨어져 7위다. 자체 세입으로 재정을 꾸리는 능력도 떨어지고, 확보한 재원조차 자율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구조다.

    세입 측면에서도 구조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대구시의 취득세 수입은 2021년 1조2604억원에서 지난해 8668억원으로 3936억원이나 줄었다. 경북도내 기업이 22개 시군에 내는 법인분 지방소득세가 2022년 총 4488억원에서 지난해 2700억원으로 감소했다.

    특단의 대책 없이는 누가 시장, 지사가 되더라도 대구경북 경제권의 도약은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대구시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행정통합 시 주어지는 4년간 20조원의 예산은 엄청난 인센티브”라며 TK행정통합 무산 위기를 안타까워했다. 예산지원보다 더 큰 문제는 공공기관 이전과 국책사업 지원 등 비예산적인 지원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가 희망하는 IBK기업은행만 해도 이전 시 한 해 최소 100억~200억원의 세수가 늘어나는데 이는 현재 대구 혁신도시에 이전한 전체 공공기관이 내는 세수보다 많다”고 했다.

    ◇표류하는 TK, 앞서가는 광주·전남

    < 환호는 했지만 멈춰선 대구경북신공항 > 2023년 4월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된 후 홍준표 당시 대구시장과 국회의원, 공무원들이 엑스코에서 환호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 환호는 했지만 멈춰선 대구경북신공항 > 2023년 4월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된 후 홍준표 당시 대구시장과 국회의원, 공무원들이 엑스코에서 환호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2014년부터 시작된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은 재원 마련 방안을 찾지 못한 채 멈춰 서 있다. 군공항 이전지 선정 등 숱한 어려움을 극복한 뒤 전국 최초로 후보지를 결정하고 특별법까지 통과시켰지만 이런 시도민의 희생과 노력은 아직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했다.

    대구·경북의 연이은 ‘거대 현안 실패’는 새 정부 출범 후 약진하고 있는 광주·전남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대구·경북이 7년간 세 번의 행정통합을 추진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반면 광주·전남은 새 정부 출범 1년도 안 돼 특별법을 통과시키며 4년간 20조원+ α의 약속을 받아냈다. 지역민의 염원이 빠르게 현실화하는 프로세스를 경험하면서 정치적 효능감을 경험하는 광주·전남과 달리 대구·경북은 좌절감만 반복되고 있다. 공항 문제도 마찬가지다. 대구·경북은 14년째 표류하고 있지만 광주·전남은 새 정부 출범 후 1년도 안 돼 광주공항 이전 협상을 타결짓고 정부의 태스크포스까지 얻어내며 속도를 내고 있다.

    ◇거대 현안 표류 원인, ‘정치권의 결집력 부족 탓’

    대구·경북의 미래를 좌우할 이런 거대 현안이 표류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잘못도 있지만 지역 정치권의 결집력 부족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예로 22대 국회에서 대구에는 12명의 국회의원이 있지만 대구의 경제를 대변하는 정치는 실종됐다. 22대 국회에서 경제를 담당하는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에 대구의 국회의원은 한 명도 없다.

    대구시의 한 고위 간부는 “산자위와 과기위는 과기부, 산자부, 중기부를 관할하는 빅3 상임위”라며 “예산 철마다 국비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 경제국장과 21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석준 전 의원은 “지방자치단체가 정책을 실행하는 ‘육군’이라면 국회의원은 법적 제도적 정치적 공중전을 펴는 ‘공군’인데 대구는 공군 없이 전쟁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지역 정치권의 전략 부재는 AI 혁명 시대를 맞아 과학기술 정책에 드라이브를 거는 새 정부 아래에서 대구와 경북이 대형 국책사업이나 공모사업에서 잇달아 탈락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TK 정치는 고장 났고 TK의 시계는 멈춰섰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대구경북경제권 지키기 위해 TK정치 ‘리셋’해야

    대구·경북이 ‘대형 아젠다 실패’의 고리를 끊고 글로벌 광역경제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치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기업인 출신으로 20대 국회 내내 산자위 위원과 대구시 경제부시장을 지낸 홍의락 전 의원은 “대구·경북은 많은 장점과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정책에 담아 도시의 미래 전략으로 만들어내는 정치 시스템과 문화가 없다”고 비판했다. TK 지역구 25석이 모두 보수 정당 일색인 정치적 획일성도 이런 위기를 심화했다는 지적이다. 경북의 한 여성 청년 기업인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가는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데 지역 정치인은 TK의 이익 대변이나 미래를 위한 일에 절박함이 없고 잘 뭉치지도 않는다”며 “TK의 정치 문화를 바꿀 그레이트 리셋(대개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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