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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國 대표단 설득해 디스플레이 관세 年120억 아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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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CO 무관세' 주역 재경부 공무원
    "40國 대표단 설득해 디스플레이 관세 年120억 아꼈죠"
    서울 광화문과 명동 일대, 삼성동 코엑스 등에 설치돼 있는 옥외광고용 디스플레이는 TV와 PC, 모바일에 이은 ‘제4의 스크린’으로 불린다. 선명한 해상도는 기본이고 장기간 사용에도 뒤틀림이 없고 기후변화에도 강해야 해 상당한 기술력이 요구된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이기도 한 디스플레이 모듈이 지난 12일 세계관세기구(WCO)에서 ‘무관세’ 품목으로 최종 결정됐다.

    결정을 이끌어낸 주인공은 재정경제부 산업관세과의 김지영 사무관(왼쪽)과 김세리 주무관(오른쪽). 2024년 9월 옥외광고용 디스플레이 모듈이 WCO 쟁점 품목이 된 후 1년6개월간 회원국들을 설득해 무관세 판정을 받아냈다. 국내 기업들은 연간 약 120억원의 관세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WCO는 매년 두차례 품목분류위원회를 연다. 회원국이 특정 물품의 관세·비관세 여부에 대한 판단을 요청하면 위원회 논의를 거쳐 국제적으로 통일된 품목번호를 결정한다. 옥외광고용 디스플레이 모듈의 경우 완제품인 모니터로 분류되면 미국에 5%, 유럽연합(EU)에 14% 관세를 물어야 한다. 반면 중간재로 인정받으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미국 등은 모듈은 그 자체로 영상신호 수신이 가능한 완제품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두 사람은 영상 신호 구조를 공부하고 모듈 구성도를 들고 다니며 “모듈 단독으로는 영상 구현이 어렵다”고 설득했다. 두 사람은 “첫 논의가 시작됐을 때 WCO 품목분류위원회에 참여하는 40여 개국 중 한국과 중국만 같은 입장이었다”며 “과반 확보를 위해 20개국 이상을 설득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WCO 품목분류위원회는 최대 세 차례의 투표를 거친다. 한 국가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투표는 무효가 되고 다음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 첫번째 투표 결과는 32(중간재):11(완제품). 하지만 미국의 이의제기에 2차 투표가 진행됐고 28(중간재):18(완제품)로 적지 않은 표가 완제품으로 넘어갔다.

    지난 3월 마지막 3차 투표를 앞두고 변수가 생겼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말레이시아, 몽골 등 그간 한국에 우호적이었던 국가 대표단의 비행편이 줄줄이 취소됐다. 김 주무관은 “각국 대사관에 연락해 ‘대표단이 직접 올 수 없다면 대사관 직원이라도 보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최종 결과는 38대 11. 한국의 완승이었다.

    재정경제부는 한국의 주장이 국제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사례가 늘어나면 향후 품목 분류 논의를 주도할 수 있고 그만큼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관은 “수출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관세 분쟁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주력 수출품목의 진흥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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