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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썸, 고객 계정 내 자산 임의 회수…"은행 '송금 착오'라면 상상 못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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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오지급 수습과정 논란

    이용 약관상 '원상회복' 가능
    거래소 권한 지나치단 비판도
    빗썸이 실수로 지급한 62만개 ‘유령 비트코인’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고객 계정을 직접 통제하면서, 가상자산거래소가 고객 자산에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의 한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은행에서 송금 착오가 발생했을 경우 고객 계좌로 들어간 자산을 임의로 회수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6일 오지급 사실을 인지한 직후 해당 고객 계정의 거래와 출금을 제한하고 매도되지 않은 비트코인을 내부 장부상에서 삭제했다. 일부 고객이 이미 매도해 현금화한 물량을 제외하면, 거래소 시스템 안에 남아 있는 자산은 계정을 통제하면서 회수했다.

    빗썸 측은 이번 조치가 고객 자산을 임의로 처분한 것이 아니라, 전산 오류로 잘못 기록된 장부를 원상복구 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거래소 내부 장부상 존재하지 않는 비트코인이 계정에 반영된 만큼 이를 삭제하는 것은 회계적으로는 정정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은행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은행 계좌는 예금주와 금융회사 간 채권·채무 관계를 전제로 한다. 이 때문에 송금 착오가 발생하더라도 예금주 동의나 법원의 판단 없이 계좌를 동결하거나 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어렵다.

    반면 가상자산거래소의 계정은 이용약관에 따라 관리된다. 빗썸의 이번 회수 조치도 ‘누구든지 서비스 오류 등으로 제3자 소유 가상자산을 전송받으면, 당사자에게 사전 통지 후 해당 가상자산을 회수하거나 원상회복할 수 있다(제19조)’는 내용의 이용약관에 근거했다. 하지만 자산 회수 같은 광범위한 통제 권한이 사업자에게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거래소가 사실상 고객 자산에 대해 준(準) 소유자에 준하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구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미 매도된 비트코인의 경우 빗썸이 즉시 처분한 고객과 일대일로 접촉해 반환을 설득하고 방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을 매도한 이용자는 86명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일부는 약 30억원 규모 비트코인을 매도한 뒤 현금화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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