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가구 자산, 기혼의 3분의 1
기혼 부동산 자산 71% 늘 때
미혼은 31% 그쳐…격차 심화
기혼 가구와 미혼 가구가 보유한 자산 차이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결혼이 자산 축적의 주요인으로 작용하는 데다 상대적으로 자산 여유가 있는 사람이 결혼하는 현상도 심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국가데이터처의 ‘가구주 혼인상태별 자산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혼 가구의 평균 자산은 7억8637만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자산이 5억6889만원으로 대부분(72%)을 차지했다. 기혼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56세였다. 평균 가구원 수가 3명인 것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했을 때 1인당 자산은 2억6212만원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 미혼 가구의 평균 자산은 2억3950만원으로 기혼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미혼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40.1세였고 부동산 자산은 1억3053만원으로 기혼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미혼과 기혼 가구 간 자산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7년만 해도 3억71만원에 불과하던 자산 격차는 지난해 5억4687만원으로 불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8년간 자산 증가율을 살펴보면 기혼 가구의 자산이 65.2% 불어날 때 미혼 가구는 36.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자산 중 부동산만 놓고 보면 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기혼 가구의 부동산 자산은 지난 8년간 3억3222만원에서 5억6889만원으로 71.2% 증가했다. 반면 미혼 가구는 같은 기간 9900만원에서 1억3053만원으로 3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미·기혼 가구 간 자산 격차 확대의 주된 원인으로 애초에 자산 여력이 있는 사람이 결혼하는 경향이 강해진 점을 꼽는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23년 발표한 ‘노동과 출산 의향의 동태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40대 초반 남성의 혼인 비율은 소득 1분위에서 58%에 그쳤지만 10분위에서는 96%에 달했다.
여기에 가구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가격이 근로소득 증가 속도를 크게 앞지르면서 혼인 여부에 따른 자산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승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은 “미·기혼 자산 격차는 특히 한국에서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고착화하면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