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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민 "뉴욕의 예술가, 순수성 지키기 위해 사업가로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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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떼 살롱' 김동민 NYCP 음악감독

    화려하지만 냉혹한 클래식 산업
    메트 오페라 등 치열한 생존전

    뉴욕서 음악가로 산 17년의 교훈
    "자기 객관화와 결단력 필요"
    김동민 "뉴욕의 예술가, 순수성 지키기 위해 사업가로 싸운다"
    “뉴욕 클래식 음악계의 거인들은 예술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역설적으로 가장 비즈니스적이고 정치적인 무기를 사용합니다. 그들이 견고한 성을 쌓고 살아남은 생존 방식입니다.”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지난 7일 문화예술 강연 프로그램 ‘아르떼 살롱’이 열렸다. ‘뉴욕에서 음악가로 살아남기’를 주제로 연단에 선 김동민 뉴욕클래식플레이어스(NYCP) 음악감독(사진)은 17년간 미국 뉴욕 현장에서 목격한 클래식 비즈니스의 생존 법칙을 이같이 요약했다. 김 감독은 2010년 뉴욕 기반의 챔버 오케스트라 NYCP를 창단해 “음악은 모두의 것”이란 신념으로 전 공연 무료 정책을 이어온 지휘자다.

    김 감독은 뉴욕 클래식계를 움직이는 ‘4인의 거인’을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연 관객 100만 명 규모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이끄는 피터 겔브 단장은 ‘제왕적 리더십’ 논란에도 압도적인 매출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미디어를 활용해 실시간 극장 상영이라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했다. 마이클 카이저 전 케네디센터 회장은 파산 직전의 단체를 흑자로 돌려세운 ‘구원투수’다. 위기 상황일수록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예술의 순환 이론’을 앞세워 성과를 냈다.

    대관 전문이던 카네기홀을 큐레이션 기관으로 탈바꿈한 클라이브 길린슨 카네기홀 행정 및 예술감독, 8000억원 규모의 게펜홀 리노베이션을 완수하고 스타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영입에 성공한 데버라 보르다 전 뉴욕필 최고경영자(CEO)도 소개했다. 김 감독은 “이들이 지독할 정도로 비즈니스 친화적이었기에 역설적으로 예술의 순수성을 지켜냈다”고 분석했다.

    김 감독은 뉴욕의 화려함 이면에 숨겨진 냉혹한 민낯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17년간 뉴욕에서 생존해온 음악가이기에 가능한 얘기였다. 하루 임대료만 3억원을 훌쩍 넘는 유명 공연장들과 최고만을 기억하는 냉정한 시장 논리 등을 들려줬다. “뉴욕은 지독할 정도로 잔혹한 곳입니다. 카네기홀 무대에 선다는 ‘하룻밤의 영광’을 맛보기 위해 평생 모은 돈과 시간을 단 몇 시간 만에 태워버리고 연기처럼 사라지는 단체와 음악가들을 매일 목격합니다.” 그는 “메이저 기관은 검증된 상대하고만 일하며, 준비되지 않은 도전은 자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감독이 뉴욕에서 활동을 꿈꾸는 미래의 음악가들에게 제시한 생존 전략은 ‘냉정한 자기 객관화’와 ‘전략적 결단’이다. 그는 100 대 1 경쟁률의 바늘구멍인 주류 진입에만 집착하지 말고, 뉴욕이라는 거대한 기회의 장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지금 내가 있을 곳은 어디인가’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나만의 관객을 만나고 나만의 음악적 영토를 개척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믿는 동료들이 이곳에 존재합니다.”

    ‘동네 음악가’를 자처하는 그는 17년간 이끌어온 NYCP를 예로 들었다. 그는 “뉴욕에서 주류만 고집했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며 소박하게 시작한 프로젝트와 관계의 구축이 결국 생존의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주류의 경계 밖에서 예술의 숨통을 틔우는 음악가들이야말로 ‘뉴욕 클래식 신(scene)’을 지탱하는 진정한 힘이라고 역설했다.

    조민선/사진=이솔 기자 sw75j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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