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뭐 했길래 유가, 주택, 방산 급락…구글, 애플 제치고 2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 지정학 문제→시장 영향은 아직
2026년이 시작된 지 겨우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세계는 연일 새로운 지정학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어제 성명을 통해 "그린란드 확보는 국가 안보 우선순위다. 군 통수권자가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은 언제나 가능한 옵션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직후 "우리는 국가 안보 관점에서 그린란드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한 데 이은 것입니다. 폴리티코는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를 점령하기 위한 군사 작전이 아마도 30분 정도면 끝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예측 시장에서도 이제는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칼시에서는 미국이 그린란드(일부)를 장악할 가능성을 40%가 넘는다고 베팅하고 있습니다. 다만 군사력 동원 옵션은 덴마크와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관측됩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의회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침공하는 대신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또 다음 주 덴마크와 만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원유를 확보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베네수엘라 임시 정부가 미국에 3000만~5000만 배럴의 원유를 넘겨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 장관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무기한" 판매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셰브런, 코코노필립스 등 주요 석유기업 경영진과 오는 9일 백악관에서 회동합니다.
이런 소식에 유가는 추가 급락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99% 급락한 배럴당 55.9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2. IEEPA 관세 불법되면 "성장, 물가 긍정적"
시장에 영향을 줄 사건도 대기하고 있습니다. 오는 9일로 예상되는 연방대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세 관련 판결입니다.
⑴ 행정부 패소 가능성 높아 보이지만 세부 사항이 중요=작년 11월 변론 때 (대법관들의) 어조를 고려할 때 행정부에 불리한 판결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IEEPA가 관세에 전면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고 할지, 아니면 특정 상황에서만 적용될 수 있다고 할지에 따라 결과는 여러 가지로 달라질 수 있다.
⑵ 기업은 환불받을 수 있을까=행정부가 패소한다면, 1330억 달러(12월14일 기준 IEEPA 관세 수입)를 돌려줘야 할 수 있다.
⑶ 트럼프 행정부의 즉각적 반응은=관세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체적 방안(122조, 301조, 338조 등)을 즉시 공개하기보다는 판결문을 검토한 후 최소 일주일 내에 구체적 내용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⑴ 대법원이 IEEPA 관세를 인정할 경우=관세는 변화가 없고, 경제와 금리에도 영향이 없다.
⑵과거 행위는 인정하되, 장래 효력만 제한하는 경우=기존 관세는 유지되고, 환급도 거의 불가능하다. 경제와 금리에 영향이 없다.
⑶ 관세는 문제지만, 쿼터 등 다른 무역수단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할 경우=사실상 같은 효과가 유지되고, 일부 환급이 발생하면서 경제 성장에 소폭 플러스 효과가 예상된다.
⑷ 기간 제한 판결(특정 기간 이후 관세가 무효라고 판결할 경우)= 행정부가 다른 권한으로 관세를 대체하지 않으면 실효 관세율이 낮아진다. 관세가 자연스럽게 낮아지며, 미 중앙은행(Fed) 입장에서는 완화적 요인이다.
⑸ 부분 위헌, 부분 무효 판결= IEEPA 활용 범위가 축소되면서 관세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환급은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경제적으로 물가는 낮아지고, 성장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⑹ 관세 전면 폐지 판결이 나오는 경우=행정부는 다른 권한으로 관세를 대체해야 하므로, 전반적으로 관세율이 낮아진다. 환급도 가능하다. 경제는 물가가 낮아지고, 성장은 개선될 것이다. 채권 시장에선 국채 발행은 단기물 위주로 증가하겠지만 물가 하락으로 상쇄되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3. 고용 데이터 부진…12월 비농업 고용은?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보합 선에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지정학적 사건보다는 아침부터 나온 경제 데이터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⑴ ADP 12월 민간 고용
=ADP가 발표한 12월 민간 고용은 4만1000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1월 2만9000개 감소에서 플러스 전환한 것입니다. 하지만 월가 컨센서스 5만 개 증가보다는 약했습니다. 교육 및 의료 서비스, 레저 및 숙박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반등했습니다. ADP의 넬라 리처드슨 이코노미스트는 "대기업이 고용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이 연말 채용을 늘려 11월 감소에서 회복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노동부의 JOLTS 보고서에서는 구인 건수가 715만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예상 760만 건을 크게 밑돌았을 뿐 아니라, 하향 조정된 10월 745만 건보다 30만 건이나 적습니다. 사실 2024년 9월(710만 건)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저치입니다. 실업자 1인당 구인 건수는 0.91개로 줄었습니다.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것입니다. 구인 수요뿐 아니라 채용도 부진했습니다. 11월 채용률은 10월 3.4%에서 3.2%로 하락해 이번 경기 사이클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이직률은 0.1%포인트 올라 2.0%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지난 10년 내 최저 수준에 가깝습니다. 다행인 것은 해고도 소폭 줄었다는 겁니다. 11월 해고율은 1.1%로, 이번 사이클 최고치인 10월 1.2%에서 0.1%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는 고용주들이 채용뿐 아니라 해고에도 소극적임을 시사하는데요. 이는 실업수당 청구 데이터에서도 뚜렷이 나타납니다. 웰스파고는 "11월 JOLTS 보고서는 노동 시장이 정체 상태에 있음을 보여주었다. 구직 수요와 이직률 모두 부진하다. 해고 규모도 여전히 작지만, 낮은 퇴직률은 인력 감축을 원하는 기업들이 자연 감소 대신 해고에 의존해야 할 위험성을 내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보고서는 정부 셧다운이 있었던 11월 데이터입니다. 블룸버그는 "JOLTS 보고서는 원래 두 달 전 데이터가 발표되는 점을 유의해야 하지만, 특히 이번에는 정부 셧다운과 연말 혼란스러운 상황을 고려해 평소보다 더 신중하게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12월 서비스업 PMI는 11월 52.6→54.4로 크게 올랐습니다. 이는 월가의 모든 예측치를 뛰어넘는 수치이며, 2024년 10월 이후 최고입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신규 주문은 전월의 52.9→57.9로 크게 증가했고, 고용은 48.9→52.0으로 상승해 5월 이후 처음 확장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지불물가는 65.4→64.3으로 낮아졌습니다. 2개월 연속 내림세지만, 50을 훌쩍 넘어 물가 압력이 여전히 높음을 보여줬습니다. ING는 "전반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보고서였다. Fed가 당분간 금리 인하를 자제해도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몇 주 동안 발표된 지역 연방은행 설문조사 결과가 부진한 점, 어제 발표된 S&P글로벌의 PMI가 하락했던 점 등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Fed에 대한 금리 인하 기대는 낮아졌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워치 시장에서 1월 금리 인하 베팅은 전날 17.7%에서 오늘 11.6%로 감소했습니다.
4. 트럼프 '원맨쇼'에 증시 상승폭 반납
경제 데이터가 그리 좋지 않다 보니 금융, 산업, 소재 등 경기민감주가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대신 최근 오르지 못했던 빅테크가 상승세를 주도했습니다.
엔비디아가 한때 2% 넘게 오르는 등 빅테크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나스닥은 한때 0.7% 넘게 상승했습니다. 엔비디아의 경우 더인포메이션에서 "중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칩 구매를 중단시켰다"라는 보도에도 상승세를 유지했죠.
하지만 이런 시장을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짓눌렀습니다.
업종별로는 헬스케어가 1.01%, 커뮤니케이션서비스 0.79%, IT가 0.09% 오르는 등 3개가 상승했고요. 유틸리티가 -2.46%, 산업 -1.90%, 소재 -1.63%, 금융 -1.43% 내리는 등 8개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0.42%)는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1.04%)가 수정한 인수 제안을 또 거부했습니다. 이사회는 이 제안이 넷플릭스(+0.088%)와의 기존 계약보다 "열등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스트레티지(+2.44%)는 MSCI가 지수에서 제외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후 상승했습니다. MSCI는 애초 사업보다 암호화폐 비중이 높은 기업을 제외하려 했는데요. 활발한 기업 활동을 하지 않는 기업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더 폭넓은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