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美국무 "다음주 덴마크와 그린란드 문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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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지배욕에 유럽 불안
덴마크 "그린란드 방어에 20조원 방위비 지출"
기존 '경제안보'이어 '국가안보'거론하며 명분 빌드업
덴마크 "그린란드 방어에 20조원 방위비 지출"
기존 '경제안보'이어 '국가안보'거론하며 명분 빌드업
유럽 증시는 7일 불안감이 커지면서 광범위한 스톡스600은 지수가 0.2% 하락했다. 덴마크가 그린란드 방어를 위해 방위비를 투입한다는 소식에 유럽 방산주는 상승세를 보였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무장관은 이 날 "다음 주에 덴마크 관계자들과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장악하겠다는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나왔다.
하루 전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과 참모진이 그린란드를 획득하기 위해 “미군 동원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중”이라고 밝히면서 그린란드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6일 저녁 트로엘스 룬드 포울센 덴마크 국방부 장관 겸 부총리는 ”우리가 처한 심각한 안보 상황을 고려하여 그린란드 재무장에 880억 덴마크 크로네(약 20조원)를 지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군사 개입을 단행한 직후인 4일 기자들에게 “국가 안보 측면에서 그린란드는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유럽 전역을 경악하게 했다.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에 주둔하고 있다. 그린란드 북서부 배핀만 근방에 과거 툴레 공군 기지였던 피투픽 우주 기지를 갖고 있다. 이 기지는 활주로를 갖추고 있고 현재 약 150명의 미군 병력이 상주하고 있다. 냉전 시대의 약 6,000명에서 미국은 주둔병력을 크게 줄였다.
국가 안보를 위한 필요라면 덴마크와의 군사협정처럼 그린란드와 협정을 체결하는 방법도 있다. 덴마크 및 그린란드와의 협의를 거쳐 주둔 병력과 군사 장비를 증강하는 방법도 있다.
이 때문에 유럽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그린란드를 지배하고 싶은 이유로 국가안보를 거론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영국 런던 채텀 하우스 싱크탱크의 국제 안보 프로그램 책임자인 마리온 메스머는 “미국이 국가 안보 명목으로 그린란드 통제권을 원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미 피투픽 기지에 주둔하고 있으며, 덴마크와 수십 년 된 방위 협정이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미국은 굳이 덴마크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고도 필요하면 언제든 다시 병력을 증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유럽, 러시아, 유라시아 연구원인 오토 스벤센도 “미국이 그린란드 북서부에 배치한 조기경보 공군기지가 이 부근 해협을 통과하는 러시아 잠수함 감시에 중추적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이미 이 지역에서 러시아나 중국의 움직임 탐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CNBC에 따르면, 미국의 국제 전략 연구가들은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 위험 컨설팅 회사인 유라시아 그룹의 실무 책임자인 클레이튼 앨런은”트럼프는 부동산 사업가”라며 ″그린란드는 향후 30년에서 50년 동안 경제적 이점과 전략적 측면에서 가장 가치 있는 지역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CSIS의 오토 스벤센은 ”새롭게 부상하는 요인은 그린란드가 북극을 통과하는 두 개의 잠재적 해상 운송로, 즉 북서항로와 북극횡단 항로에 걸쳐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 변화로 이러한 항로들이 더 실현 가능해져 상업적 이익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섬의 국가 안보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전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린란드 주민들은 미국의 지배에 압도적으로 반대하며, 대다수가 덴마크로부터의 독립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가들은 그린란드가 미국의 방어력 강화를 위한 전초 기지이자 미사일 요격기 배치 장소로서도 유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라시아 그룹의 앨런은 ”미국이 러시아에 더 가까운 곳에 방공망을 구축해야 하는데 엄청난 면적을 보유한 그린란드가 바로 그 조건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위치한 그린란드는 기후변화로 얼음이 빠르게 녹으면서 아시아-유럽간 이동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떠오르는 북극 항로와 인접해있다.
그린란드는 또 북극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영국 사이의 해상 병목 지점인 이른바 GIUK 해협을 가로지르고 있다.
그린란드는 석유 및 가스 매장량과 핵심 광물, 희토류 원소 등 미개발 자원도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심 광물과 희토류 원소는 풍력 터빈, 전기 자동차, 에너지 저장 기술 및 국가 안보 관련 기술 등 신흥 기술의 필수 구성 요소이다. 중국은 희토류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활용해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어 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대한 통제를 원하는 근거로 미국의 ‘경제 안보’를 주로 언급해왔다. 지지율이 30%대 초반까지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국내 문제에서 대중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다른 빅딜이 필요하다. 따라서 ‘국가 안보’는 그린란드의 지정학적,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자 ‘경제 안보’에 더해 그린란드 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한 과정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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