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 제한…중임 규정은 없어
김 회장, 23~24대 8년간 역임후
26대때 재출마 후 연임 성공
법 개정땐 '최장수 경제단체장'
노조 "중앙회 사유화 우려" 반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임기를 마치는 내년 2월 이후 세 번째 연임에 도전할 길이 열릴 전망이다. 중기중앙회장의 연임 제한을 없애는 내용의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 법률안’ 개정 작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발의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김 회장이 재출마해 당선되면 역대 최장수 경제단체장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회장 연임 제한 없애는 법 추진
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진욱 국회의원(민주당) 중심으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 법률안이 발의됐다. 개정안은 ‘1회에 한정해 연임할 수 있다’고 돼 있는 중기중앙회 회장의 연임 관련 조항을 ‘연임할 수 있다’로 바꾸는 게 핵심이다. 현재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발의안인 만큼 국회 본회의 통과는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진욱 의원실 측은 “연임 횟수에 제한이 없는 다른 경제단체와의 형평성 차원에서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중기중앙회 회장은 전국 단위의 단일 조직을 대표하는 직위로서 임기 운영의 예측 가능성이 특히 중요한 점을 고려해 연임 횟수 제한을 삭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005년 개정된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중기중앙회장의 임기는 3년에서 4년으로 연장됐지만 연임 횟수는 종전대로 1회로 한정하고 있다. 1회 연임 제한 외에 중임 관련 규정은 없다. 이 규정에 따라 김 회장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8년간 23~24대 회장을 지낸 뒤 한 차례 임기(2015~2018년)를 쉬고 2019년 26대 회장으로 재선임됐다. 이어 한 차례 연임을 통해 2023년부터 27대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최장수 경제단체장 나오나
728만 개 중소기업의 권익을 대변하는 중기중앙회는 1961년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 제정되면서 출범했다. 전국조합, 연합회, 중소기업단체 등 627개 조직을 거느린 중소기업 최대 단체다.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채널인 홈앤쇼핑의 최대주주이자, 운용자산이 20조원 이상인 노란우산공제도 운영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회장은 부총리급 의전을 받으며 대통령 해외 순방에도 동행하는 등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 ‘중통령(중소기업 대통령)’으로도 불린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에도 김 회장이 동행했다.
경제단체장의 연임 규정은 단체마다 제각각이다.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은 연임 횟수 제한을 두지 않는다. 반면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은 한 차례 연임만 가능하도록 했다.
중기중앙회는 경제단체 중 유일하게 선출직으로 회장을 뽑는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김 회장이 28대 회장에 출마해 당선되면 그동안 16년의 임기에 더해 앞으로 총 20년간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중기중앙회장 중 역대 최장수일 뿐 아니라 다른 경제단체 중에서도 최장수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그동안 경제계에서 가장 오래 재임한 단체장은 고(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꼽힌다. 그는 경총 회장직을 1982년부터 1996년까지 14년간 수행했다.
중기중앙회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조종용 중기중앙회 노조위원장은 “연임 횟수를 제한하는 조항이 사라지면 앞으로 중앙회장은 연임 활동에 치중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공공성을 띠는 중기중앙회의 사유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노조는 법안의 부당성을 알리는 성명서를 발표하거나 집회를 여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중소기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김 회장이 중소기업의 여러 현안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무리하게 임기를 연장할 경우 중소기업계 내부에서 반발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