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기대에 ‘현실 점검’… 셰브론 주가 급락[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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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정상화까지 수년 소요 전망… 대규모 투자 부담 부각
"시장친화적 정부로 바뀌어야 가능"
"국제 자본 선제 투입 되어야"
"시장친화적 정부로 바뀌어야 가능"
"국제 자본 선제 투입 되어야"
셰브론 주가는 6일(현지시간) 4.5% 하락해 다우존스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전날 베네수엘라에서의 전략적 입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 하락으로 셰브론 주가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도 마감했다.
이번 낙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충격으로 주가가 약 8% 급락했던 지난해 4월 10일 이후 최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베네수엘라 관련 호재가 단기간에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셰브론은 2000년대 초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 시작된 국유화 물결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하에서도 베네수엘라에 남아 있던 사실상 유일한 미국 메이저 석유기업이다. 반면 엑슨모빌과 코노코필립스 등 경쟁사는 이미 철수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미군의 군사 작전으로 체포됐다.
셰브론은 현재 베네수엘라 전체 원유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이 정상화될 경우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생산 회복이 단기간에 가시화되기는 어렵다고 경고하고 있다.
모닝스타의 선임 에너지 애널리스트 앤드루 오코너는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의 의미 있는 반등은 시장 친화적인 새 정부로의 전환, 대규모 민간 투자, 그리고 이해관계자 간 협력이 동시에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마두로 이후 체제에서 미국의 역할을 둘러싼 변수로 인해 에너지 산업 정상화까지는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약 100만 배럴 수준이다. 일부 시장에서는 단기간에 150만 배럴까지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차베스 집권 이전인 1990년대 후반의 하루 350만 배럴 수준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날 앞서 열린 업계 콘퍼런스에서 미국 정유·에너지인프라 기업 필립스 66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라셰어는 미국 걸프 연안 정유시설이 베네수엘라산 중질유를 처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생산 잠재력을 온전히 실현하려면 업스트림 부문에서 수년, 혹은 수십 년에 걸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리스타드 에너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향후 15년간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을 하루 110만 배럴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만 약 530억달러의 상류 및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생산량을 하루 140만 배럴 이상으로 늘리려면 2026년부터 2040년까지 매년 80억~90억달러의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2040년까지 하루 300만 배럴 생산을 달성하려면, 향후 2~3년 안에 최소 300억~350억달러의 국제 자본이 선제적으로 투입돼야 한다고 리스타드는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베네수엘라 정세 변화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관련 종목에 대한 기대와 현실 간 괴리가 당분간 조정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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