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K반도체, 중국에 따라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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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지원 업고 추격하는 中
반도체서 밀리면 AI도 큰 타격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반도체서 밀리면 AI도 큰 타격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은 세계적인 제조업 강국이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 비중은 약 30%다. 독일과 일본도 20% 전후에 불과하다. 한국 제조업의 성장 모델은 자원을 수입·가공해 재수출하는 수출주도형이었다. 이는 신자유주의라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하에서 자유무역이 절대 선이던 시절에 가능한 성공 공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나라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수입을 막고 자국 산업을 유지하려는 ‘경제전쟁’을 벌이는 시대다.
전 세계는 자국산을 우선으로 하며 총력전을 벌이는 국가 자본주의 시대로 이미 접어들었다. 미국은 최근에 ‘제네시스 미션’을 발표하며 인공지능(AI) 패권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전시에 준하는 총력 지원을 통해 AI 선두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다. 여기에는 전기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충분하게 공급하는 것이 핵심 사안이다.
중국도 반도체 굴기와 전기화를 통해 미국의 압박에서 벗어나고 AI 패권전쟁에서 승리하려고 한다. 중국 정부는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관치금융을 통해 저리로 대출해준다. 심지어 AI 데이터센터와 주요한 첨단 전략산업에는 파격적인 전기요금 인하를 보장하고 있다. 반면 유럽은 에너지 요금 폭등, 과도한 복지, 이민자 문제 등으로 서서히 경제 몰락의 길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독일 제조업의 충격이 크다. 최근 폭스바겐 등 자동차 기업은 독일 내 공장을 폐쇄했고 화학업체, 철강업체들도 미국으로의 공장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선진국이라고 자부해 왔으나, AI를 비롯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실정이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전력과 용수 공급 방안, 송전선로 갈등, 지역 간 형평성, 수도권 집중 심화 등을 이유로 지방 이전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가장 중요한 점은 시급성이다. AI 경쟁은 5년 정도 안에 승부가 끝날 가능성이 크다. AI를 위한 반도체 공급 경쟁에서 이미 중국은 턱밑까지 쫓아왔다. 미국이 무역 압박을 하면 할수록 중국 정부는 포괄적이고 막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연구개발(R&D)부터 실증, 상용화까지 모든 지원을 강화하며 국가의 미래를 걸고 있다.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모든 문제를 다 풀어줄 작정인 것 같다.
반도체 전문가들에겐 우리가 중국을 쫓아가야 하는 상황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반도체에서 뒤처지면 결국 AI에서 밀린다. 그렇게 피지컬 AI와 소버린 AI에서도 뒤처져서 기존 제조업 분야도 2등, 아니 3등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지금까지 기업과 수요자 중심이 아니라 정치적 포퓰리즘으로 행해진 지역 균형발전 전략은 상당수가 실패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는 단순한 지역 개발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반도체산업 경쟁력을 넘어 미래 경제성장이 걸린 선택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은 감정적 논쟁을 넘어 냉철한 현실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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