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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 깬다"... 숙취해소음료 광고의 과거와 현재 [정재영의 식품의약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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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명808' 헌법소원심판... 2000년 표시·광고 허용
    수천억원대 시장 확대, 식약처 '과학적 자료' 요구
    작년 105개 광고 실증 완료... 관리 중요성 올라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병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든 독자 여러분께서도 올해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연초에는 새해를 기념하며 가까운 분들과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술자리를 많이 갖게 되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이런 술자리에서 빼먹을 수 없는 것이 속칭 '숙취해소음료'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작년 상·하반기에 걸쳐 숙취해소 효과 관련 실증을 완료한 품목들이 '숙취해소' 표시·광고를 할 수 있게 됐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습니다. 허용되는 표시·광고에는 '술깨는', '술먹은 다음날' 등처럼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가 음주로 인한 증상·상태에 개선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현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숙취해소음료는 왜 이런 절차를 거쳐야 '숙취해소'와 관련한 표시·광고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그 배경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26년 전 헌재 결정에서 시작된 광고


    우선 영업자는 식품 관련 표시·광고를 할 때 "제품에 함유된 영양성분이나 원재료가 신체조직과 기능의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할 수 없습니다(식품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그렇기 때문에 식품이 '숙취해소'와 관련이 있다는 표시·광고는 숙취 해소라는 기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으로 오인될 수 있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것입니다.

    숙취해소 표시·광고가 오늘날과 같이 허용되기까지는 흥미로운 헌법재판소 결정이 하나 관련 있습니다. 유명한 숙취해소음료 '여명808'의 개발자는 1990년대 '숙취해소용 천연차 및 그 제조방법' 관한 특허를 받았습니다. 그는 해당 특허를 이용해 개발한 음료를 표시·광고할 때 '음주전후', '숙취해소' 표시를 할 수 없도록 한 규제는 영업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받는 것이라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깃발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2025.3.5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깃발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2025.3.5 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는 음주전후·숙취해소라는 표시가 음주를 조장하게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식품에 숙취해소 작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표시를 금지하면 숙취해소용 식품에 관한 정확한 정보 및 제품의 제공을 차단함으로써 숙취해소의 기회를 국민으로부터 박탈하게 된다"고도 판단했습니다.

    헌재는 또 숙취해소라는 표시가 특정 질병의 치료·예방 등을 직접적이고 주된 목적으로 하는 표시·광고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의약품과 혼동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헌법재판소 2000. 3. 30. 선고 99헌마143). 이같은 결정에 따라 식품에 숙취해소와 관련한 표시·광고가 허용되게 되었습니다.

    광고의 '과학적 근거' 중요성 커져


    1995년 541억 원 규모였던 숙취해소음료 관련 시장은 헌재 결정 이후인 2011년부터는 2000억원대를 넘었고, 2019년에는 2700억 원 규모에 달하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음료 형태를 넘어, 젤리나 환 형태 등으로 발전하며 복용 편의성도 높아져 고객층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식약처는 2020년부터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로 보지 아니하는 식품등의 기능성 표시 또는 광고에 관한 규정'(식약처 고시 제2020-129호)을 시행했습니다. 일정 요건, 즉 인체적용시험이나 인체적용시험 결과에 대한 정성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을 통해 과학적 자료를 갖춘 경우에만 숙취해소와 관련한 기능성을 표시·광고할 수 있도록 정했습니다.
    사진=GS25
    사진=GS25
    제도 시행 초기에는 기존 시장 관행을 고려해 일정한 유예·경과조치가 병행됐습니다. 2025년부터는 숙취해소 관련 표시·광고가 이루어지는 식품에 대해 식약처장이 실증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 있고, 영업자는 요청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실증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실증자료가 제출되면 식약처는 △인체적용시험 설계의 객관적 절차·방법 준수 △숙취해소 정도 설문 △혈중 알코올 분해 농도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분해 농도 유의적 개선 등 여부를 살펴보고 전문가와 자료의 객관성 및 타당성을 판단합니다. 제출된 자료만으로 실증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면, 식약처장은 영업자에게 실증 자료를 제출할 때까지 표시·광고 행위를 중지하도록 명령할 수 있습니다.

    작년 실증된 광고 105개


    식약처는 이런 절차에 따라 2025년 상반기 89개 품목으로부터 숙취해소 관련 실증자료를 제출받았고, 이 중 80개 품목은 타당성을 인정했지만 9개 품목은 자료가 미흡하다고 판단되어 보완을 요구했습니다. 이 가운데 3개 품목은 2025년 하반기에 실증자료를 재제출하여 타당성이 인정됐습니다.

    또한 2025년 하반기에는 24개 품목이 새롭게 실증자료를 제출했고, 이 중 22개 품목이 타당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현재까지 총 105개 품목이 숙취해소 표시·광고를 위한 실증을 갖춘 상태인 셈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숙취해소 관련 기능성 표시·광고 식품 시장은 2025년 기준 37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수요가 확대될수록 '숙취해소'라는 문구가 객관적 근거 위에서 사용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관련 표시·광고를 접하실 때, 그 뒤에 어떤 실증 체계가 작동하는지 한 번쯤 떠올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검증된 제품을 합리적으로 선택함으로써, 헌재가 2000년 결정에서 강조한 '숙취해소의 기회'도 함께 누려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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