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버블 없다"…사라진 12월 금리 인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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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적 발표 전부터 매수 몰렸다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2% 상승세로 출발한 뒤 오름폭을 확대했습니다. 오전 10시 20분께 S&P500 지수는 1%, 나스닥은 1.5% 넘게 올랐습니다.
엔비디아가 한때 3% 넘게 치솟은 덕분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첫 번째,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젠슨 황 CEO는 최근 GTC콘퍼런스에서 내년 말까지 약 5000억 달러 상당의 블랙웰 칩과 루빈 칩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죠. 월가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엔비디아는 2023년 초 AI 칩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한 뒤 실적 전망치를 한 번도 맞추지 못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실적을 내놓는다고 해도 주가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엔비디아의 실적이 또다시 호조를 보이면 투자지출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으며, 반대로 예상치를 밑돌면 이미 버블이 터졌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멜리우스는 "엔비디아는 펀더멘털의 문제가 없다. 단순히 내러티브의 문제가 있을 뿐이며, 진짜 AI 버블은 현재 투자자 머릿속에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가 미뤄질 것’이라고 로이터가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6일 "반도체에 약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미국에 공장을 건설 중이거나 건설을 약속한 기업에는 매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었는데요. 최근 정부 당국자들이 관세 부과가 곧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업계에 알렸다는 겁니다. 로이터는 이런 기류 변화에 '중국 변수'와 ‘물가 변수’가 있다고 썼습니다.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중 갈등이 재발할 수 있고, 미국 내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2. 제미나이 3 내놓은 알파벳 질주
사실 아침에 시장을 달군 것은 엔비디아보다는 알파벳이었습니다. 어제 제미나이 3을 공개한 알파벳은 최대 7%까지 치솟으며 아침부터 사상 최고치를 내달렸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제미나이 3은 구글이 경쟁사와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있어 또 다른 긍정적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새 모델의 전체 성능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초기 리뷰 중 일부는 긍정적이다. AI 오버뷰와 제미나이의 긍정적 사용자 수 증가는 구글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사용자를 성공적으로 끌어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구글은 AI 경쟁에서 초반에는 오픈AI에 다소 뒤떨어졌지만, 접근성에 있어서 상당한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온라인 검색 시장을 약 90%를 차지하며, 지메일, 구글독스 등 온라인 제품군을 사용하는 수억 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이런 제품군에 AI를 접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자체 AI 칩 TPU도 설계하는데요. 알파벳은 "제미나이 3 프로의 학습에 TPU를 사용했고, 추론에도 TPU를 쓰고 있다"라고 당당하게 밝혔습니다.
주요 지수는 오후 12시쯤이 되자 보합 선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무래도 실적 발표 시점이 다가오자, 관망세가 커졌습니다.
3. 10월 고용 취소+11월 고용 FOMC 이후
오늘 시장의 가장 큰 변수가 엔비디아라면 내일은 8월 고용보고서입니다. 내일 20일 아침 8시 30분 오랫동안 지연되었던 9월 고용보고서가 나옵니다. 10월 1일 셧다운 시작 전에 수집되었기 때문에 데이터 품질에 대한 우려는 없습니다. 하지만, 큰 단점은 데이터가 너무 오래되었다는 것입니다.
컨센서스는 신규 고용이 5만5000개 증가하리라는 겁니다. 실업률은 4.3%를 유지됐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RSM은 "9월 5만 개 고용 증가뿐 아니라 7, 8월 고용 데이터도 상향 조정되어 전체 고용 증가분은 10만 개에 가까울 것이고 실업률은 4.3%로 유지될 것이다. 이런 추정이 맞다면 Fed가 12월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는 한참 지난 데이터로 10월 실업률은 정부효율부(DOGE) 활동으로 인한 공무원 해고 등이 반영되어 4.7%까지 높아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보고요.
골드만삭스는 "대체 고용 지표를 보면 9월 민간 고용 증가 속도는 여름보다 견조해졌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9월 비농업 일자리가 8만 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중 민간 고용은 8만5000개 늘었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10월에는 민간 고용이 월 5만 개로 둔화한 것으로 예상된다. 공무원 해고 10만 개를 고려하면 10월 고용은 5만 개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FOMC 회의 전에 10월, 11월 고용 지표가 발표된다면, Fed는 인하 쪽으로 확실히 기울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관건은 10월, 11월 고용보고서가 오는 12월 9~10일 사이에 열리는 FOMC 전에 나올 수 있을지인데요.
즉 12월 FOMC 이전에 10월, 11월 고용보고서를 볼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 FOMC 기자회견에서 "안개 속에서 운전할 때는 속도를 줄여야 한다"라며 고용, 인플레이션 등 데이터가 없다면 12월 금리를 동결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4. "많은 위원이 12월 금리 동결"
게다가 오후 2시 공개된 10월 FOMC 회의록은 매파적이었습니다. 파월 의장이 "12월 인하는 기정사실이 아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 위원들 간 강한 견해 차이가 있었다"라고 한 만큼 월가는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그보다 더 매파적이었습니다. 주요 문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여러(several) 참석자는 향후 경제 상황이 예상대로 전개될 경우, 12월에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많은(Many) 참석자는 경제 전망에 따라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리라 제안했다.
-모든(All) 참석자는 통화 정책이 미리 정해진 방향이 아니며, 다양한 데이터, 변화하는 경제 전망, 그리고 위험 균형을 고려하여 결정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르네상스매크로는 "회의록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을 보여줬다. 매파는 비둘기파보다 더 매파적이다. 12월 회의를 앞두고, 금리를 내리지 말자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회의록은 예상대로 매파적이었다. 참석자(비투표권자 포함) 중 절반 이상이 12월 인하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음을 시사한다. 게다가 회의록은 노동통계국(BLS)이 12월 FOMC 회의 이후 10월 고용데이터를 발표하겠다고 한 뒤에 나왔다. 이것도 12월 금리 인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분석했습니다.
▶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Many’는 ‘Several’ 보다 많다. 12월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선호하는 위원(반드시 투표권자를 뜻하지는 않음)이 근소하지만, 다수일 수 있다. 12월 결정은 박빙일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 워치 시장에서의 12월 금리 인하 베팅은 순식간에 3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어제 50%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죠.
어제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의장을 마음속으로 결정했다고 했는데요. 이에 대해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수감사절 이후 세 명의 후보자와 만날 것이며, "크리스마스 전에 답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FOMC 회의록에는 상설레포기구(SRF)를 중앙 청산 방식(central clearing)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단기 자금이 필요한 금융사는 SRF를 통해 국채를 맡기고 돈을 빌리려 해도 '유동성 문제가 있다'라는 소문이 돌까 봐 사용을 꺼려왔는데요. 그래서 최근 레포 금리가 기준금리 이상으로 치솟는 일이 발생했죠. 이를 중앙 청산 방식으로 운영하면 사용이 원활해질 수 있습니다.
5. 기로에 처한 소비?
유통업체 실적은 여전히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타겟은 3분기 매출은 1.6% 감소했고요. 동일 매장 기준으로는 2.7%나 줄었습니다. 또 4분기 매출 감소율이 한 자릿수 초반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재확인하고요. 연간 이익 예측을 주당 7~8달러 범위로 제시해 기존 전망치에서 상단을 1달러 낮췄습니다. 타겟의 전체 매출은 지난 4년간 정체됐죠. 마이클 피델케 CEO는 "연말연시가 다가오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일자리, 물가 상승, 관세 등에 대한 우려로 소비 심리가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로우즈는 주당순이익(EPS)이 컨센서스를 상회하고 매출은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월가가 예상치를 크게 낮춰놓은 데 따른 것입니다. 동일 매장 매출은 0.4% 성장에 그쳤습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감소하고요. 로우즈는 2025 회계연도 동일 매장 매출은 전년 대비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제시했고요. 연간 EPS는 12.25달러 정도로 봤는데요. 이는 기존에 제시한 12.20달러~12.45달러보다 낮은 것입니다. 로우즈는 거시경제적 역풍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내일 아침 월마트가 실적을 발표합니다. 월마트는 지난 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지만, 관세 관련 역풍으로 일부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6. JPM "엔비디아+9월 고용→상승"
주가는 장 막판 조금 더 올랐습니다. S&P500 지수는 0.38%, 나스닥은 0.59% 상승했고요. 다우는 0.1% 오름세를 기록했습니다.
알파벳이 3% 뛰었고요. 테슬라는 0.68%, 애플은 0.42% 올랐습니다. 그외의 매그니피센트 7은 부진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35%, 메타는 1.23% 하락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존 월드론 사장은 "시장이 여기서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적 지표를 보면 하락 가능성이 더 크고 헤지가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JP모건 트레이딩데스크의 앤드루 타일러 헤드는 "펀더멘털에 아무런 변화가 없고, 우리의 투자 가설(전술적 강세)은 Fed 완화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저가 매수 포지션을 취한다. 이번 주 두 가지 주요 이벤트, 엔비디아 실적과 9월 고용보고서는 새로운 최고 기록을 향한 다음 상승의 발판이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7. 역시 엔비디아…매출, 이익 60% 넘게 증가
장 마감 뒤 발표된 엔비디아의 3분기(~10월26일) 실적은 역시 대단했습니다. 오후 4시 35분께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4% 안팎 뛰고 있습니다. 194달러 수준입니다.
▶매출: 570억1000만 달러 vs 예상 549억2000만 달러
▶EPS: 1.30달러 vs 예상 1.25달러
분기 매출은 570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1년 전 대비 62% 증가한 수치입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66% 증가한 512억 달러로 역시 예상(491억 달러)을 뛰어넘었습니다. 순이익은 319억1000만 달러를 올렸는데요. 전년 동기(193억1000만 달러)보다 65% 늘어난 것입니다. 매출 총이익률은 73.4%로, 월가 기대 74%를 약간 밑돌았습니다.
황 CEO는 "AI 버블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우리 관점에서 보면 매우 다른 양상을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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