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잡아 가둬 복 걷어찬 美 조지아…결국 사달 났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량 실업' 골머리

제지공장 폐지로 임직원 1100명 실업
삼림·벌목업 종사자 5만2000명 타격
현대차 공장이 견인하던 일자리 '망망'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9월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사진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지역이 대량 실업 사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한국인 구금이 벌어져 한국 공장 건설이 중단된 데 이어 제지 공장이 잇단 폐쇄한 탓이다.

3일 현지 언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인터내셔널 제지 공장은 지난달 30일 조지아주 서배너와 라이스보로에 위치한 공장 2곳의 문을 닫았다. 이 공장들은 현대자동차 메타플랜트가 위치한 메트로 서배너 지역에 있다.

이 제지 공장들은 90년 동안 서배너의 삼림 자원을 이용해 종이 상자와 포장재 등을 생산해왔다. 특히 이곳은 목재 운반용 대형 트럭이 일반 자동차보다 많을 정도로 목재 관련 산업이 발달했다. 조지아주의 제지업과 벌목업 등 목재 관련 업종은 주 전체 제조업의 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공장 폐쇄로 기술자를 포함한 공장 운영자, 중간 관리자 등 임직원 1100명이 일자리를 잃게됐다. 뿐만 아니라 공장에 목재를 납품해온 삼림·벌목업 종사자 5만2000여 명도 타격을 입었다. 연쇄적으로는 토지 소유주, 삼림 관리자, 목재 운반 차량 운전자, 자동차 수리업 등도 영향을 받게 된다고 AJC는 보도했다.

조지아 삼림위원회 데본 다트넬 위원장은 “제지 공장 폐쇄는 우리에게 심각한 타격”이라고 말했다. 제지 공장은 재활용 기술과 인터넷에 따른 종이 사용 감소로 폐쇄를 하게 됐다. 다트넬 위원장은 90년 전 지어진 공장의 노후화도 공장 폐쇄 이유로 꼽았다.

조지아주는 쇠퇴하는 목재 산업에 대한 추가 지원 또는 다른 공장으로 용도 전환을 앞두고 고민하던 상황. 이 가운데 지난해 현대자동차 메타플랜트 공장이 서배너 지역에 문을 열어 이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있었다. 현대차 공장 덕분에 이 지역에 창고와 물류센터가 지어지고 있고, 주택 판매도 활성화됐다. 특히 현대차·관련 업종은 2031년까지 이 지역에 1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달 4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이민 단속을 실시해 300명 이상의 한국인을 체포했다. 현재 미국에 남아 있기를 원한 직원 한 명을 제외하고 다른 이들이 모두 귀국했다.

이 지역의 버디 카터 하원의원 및 트립 톨리슨 경제개발청장은 배터리 공장 완공을 위한 한국인 기술자들의 조기 귀국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