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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관, 셧다운 이유로 미운털 박힌 뉴욕시 자금 180억달러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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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시 터널, 지하철 공사 중단 위기
    백악관, DEI 정책 기반한 계약 요건 금지
    "터널, 지하철 공사에 DEI 원칙 적용 돼"
    호컬 뉴욕주지사 "가능한 모든 수단 동원 할 것"
     미 의사당. 사진=AFP
    미 의사당. 사진=AFP
    미국 연방정부가 1일 0시 1분(현지시간)을 기해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들어간 가운데 뉴욕시의 교통 인프라 자금 180억 달러 집행을 중단했다. 민주당 텃밭인 뉴욕시에 대한 백악관의 압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러셀 보트 미국 관리예산처(OMB) 국장은 1일(현지시간) X(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위헌적인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원칙”을 동결 이유로 들며, “특히 허드슨 터널 프로젝트와 세컨드 애비뉴 지하철이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민주당 원내대표인 척 슈머 상원의원 등 민주당 지도부와 예산안을 두고 충돌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날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뉴욕시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셧다운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중 보트 국장의 게시 소식을 접했다. 호컬 주지사는 “여기 서 있는 동안에도 나쁜 소식이 계속된다”며 “행정부가 문화 전쟁을 핑계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수십 년간 논의만 되던 인프라 프로젝트를 마침내 추진해 수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회를 만들며, 기존 지도자들이 회피했던 난제를 해결하려는 상황에서 문화 전쟁이 끼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성명에서 호컬은 자금 복원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DEI 정책은 미국 진보 진영이 강조하는 핵심 가치다. 반대로 보수 진영은 이를 ‘정치적 올바름’의 과잉이나 역차별로 보고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 정부와 계약업체의 DEI 활동을 전면 중단시켰다.

    미국 교통부는 이에 따라 두 대형 프로젝트가 새로운 규정을 위반했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규정은 인종·성별 기반 계약 요건을 금지한다. 다만 셧다운으로 담당 직원들이 무급휴직에 들어가 조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통부는 이 책임을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에게 돌렸다.

    슈머는 SNS에 “이번 백악관 결정은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세컨드 애비뉴 지하철과 허드슨 리버 터널 프로젝트 모두 수천 개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 경제를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뉴욕주 역시 다른 도시·주와 마찬가지로 소수민족·여성 소유 기업(MWBE)에 계약을 우선 배정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24 회계연도에는 전체 주 계약 중 28억 달러, 즉 3분의 1이 MWBE 기업에 돌아갔다.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가 진행하는 세컨드 애비뉴 지하철 사업은 77억 달러 규모로, 96번가에서 125번가까지 연결해 이스트 할렘 주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2023년 연방교통청(FTA)은 34억 달러의 전액 자금 지원 협정을 체결했다. 나머지 자금은 혼잡통행료 수익에 기반한 MTA 부채 발행으로 충당된다. 그러나 이 혼잡통행료 제도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와 MTA 간 법적 분쟁에 휘말려 있다.

    MTA 정책·대외관계 책임자인 존 J. 맥카시는 성명에서 “정부가 방금 알려온 규정을 근거로 즉각적인 ‘검토’를 하겠다며,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인프라 사업 중 하나를 지연시키려는 핑계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자문위원회의 리사 다글리언 사무총장은 “뉴욕을 벌주려는 노골적 시도”라며 “수만 개 일자리와 수천억 달러 경제활동이 걸려 있다”고 경고했다.

    허드슨 터널 프로젝트는 100년 넘은 기존 철도 터널을 개보수하고, 새로운 터널을 추가해 허드슨강 하부의 혼잡을 완화하는 사업이다. 새 터널은 2035년 운행 개시, 기존 터널은 2038년 완전 복구가 목표다.

    이 사업을 주도하는 게이트웨이개발위원회는 모든 연방 법규를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원회 CEO 토머스 프렌더가스트는 “프로젝트 범위·일정·예산을 지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철도청(FRA)은 지난해 이 프로그램에 38억 달러를 지원했으며, 이는 1200억 달러 연방 기여분의 마지막 분배금이었다.

    교통부는 성명에서 “이들 프로젝트는 서반구에서 가장 큰 인프라 사업으로 꼽히며, 미국민은 빠르고 효율적인 완공을 원한다”고 밝혔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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