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모일 것"…군 장성 800여명 이례적 소집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세계 각지에서 복무 중인 미군 현역 장군 전원을 일시에 소집했다. 매우 이례적인 소집이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미군의 준장(1성급) 이상 지휘관 거의 전원에게 오는 30일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로 집결하라고 지시했다.

미국 국내뿐 아니라 중동, 유럽, 아시아·태평양 등 세계 각지의 미군 기지에서 복무하는 장성 대다수가 대상이다. 분쟁 지역 장성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휘관이 아닌 참모직 장성은 제외됐다다.

국방부도 "헤그세스 장관이 내주 초 고위 장성들에게 연설할 예정"이라고 회의 소집 사실을 확인했다.

소집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미군이 최고 지휘관을 일시에 한 자리에 소집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미군 전체에서 준장 이상 장성은 약 800명이다. 각 장성이 보좌 인력을 대동할 가능성이 커, 전체 집결 인원은 1000명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이례적 소집 탓에 사유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WP는 헤그세스 장관이 고위 지휘관의 인사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려 해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최근 1성·2성급 장군에 대해서도 과거 발언이나 소셜미디어 게시물까지 검토하며 진급 여부를 검토했다고 한다. 최근 임시 예산안과 관련해 연방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장성 소집에 따른 안보 공백의 우려도 나온다.

미 국방부는 보안이 튼튼한 원격회의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원격지에서 백악관·국방부 본부와 소통할 때 이 시스템을 자주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도 전세계에서 최고 지휘관들을 일시에 소집한 데 대한 우려가 작지 않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무슨 일이 터지면 지휘부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회의 소집 사실을 보고받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