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웅 "창사 이래 무분규 노사 신뢰가 회사의 저력…기술혁신으로 글로벌 마찰재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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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용웅 KB오토시스 회장
브레이크 사고 경험 계기로 창업
비석면 마찰재 개발해 기술 자립
현대차 납품으로 국산화 본궤도
아시아·북미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아산 본사 스마트 제조 허브로 도약
브레이크 사고 경험 계기로 창업
비석면 마찰재 개발해 기술 자립
현대차 납품으로 국산화 본궤도
아시아·북미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아산 본사 스마트 제조 허브로 도약
▷회사를 창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젊은 시절 시외버스를 타고 가던 중 브레이크 파열로 큰 위험을 겪은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브레이크 패드가 자동차 안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자동차의 생명과 직결된 핵심 분야가 바로 마찰재라는 확신이 생겼고, 그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사명감으로 1985년 KB오토시스를 창업했습니다.”▷이후 회사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갔습니까.
“당시 국내 마찰재산업은 외국 기술과 석면 소재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국산화하고 동시에 환경과 안전을 고려한 대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책임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이런 노력이 열매를 맺어 국내 최초로 비석면 마찰재 개발에 성공했고, 이를 통해 국민 안전은 물론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40년간 가장 뜻깊은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1988년 현대자동차 쏘나타용 브레이크 패드를 처음으로 납품했을 때를 잊을 수 없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자동차의 브레이크 패드는 일본과 독일에서 수입하고 있었습니다. 국내 기업이 처음으로 국산화한 것입니다. 이후 제너럴모터스(GM) 글로벌 인증을 획득하고 세계 마찰재 공장 평가에서 1위에 올라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한 것이 가장 뜻깊은 순간이었습니다.”▷가장 위기의 순간은 언제였고, 어떻게 넘기셨습니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대기업들이 도산하며 우리도 존폐의 갈림길에 섰습니다. 그때 사재를 출연해 회사를 지켰고, 임직원들은 급여를 반납하며 위기를 넘겼습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노사가 힘을 모아 상여금 반납 등 공동체 의식을 발휘했습니다. 위기 후엔 인센티브로 보상하며 신뢰를 이어갔습니다. 그 결과 40년 무분규 사업장이라는 공동 운명체를 이뤘습니다. 노사가 서로 양보하고 신뢰한 것이 회사를 지탱하게 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습니까.
“구리 무함유 친환경 마찰재 개발이었습니다. 구리를 제거하면서 고온 마찰 안정성과 소음·마모 특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했기에 수많은 시행착오가 따랐습니다. 연구원과 현장 직원이 힘을 모아 결국 글로벌 친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2003년 중국 공장, 2007년 인도 공장 설립 역시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금융위기 속에서 인도 투자가 지연됐지만 결국 재개했고 양산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GM 글로벌 프로젝트 수주는 해외 고객 신뢰를 확인한 중요한 경험이었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계기가 됐습니다.”▷회사의 비전을 어떻게 그리고 계십니까.
“친환경 규제 강화와 완성차 품질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증 사이클 단축과 고객 요구가 복잡해진 만큼 시험·평가 역량과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공정관리가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자동화 설비 확대와 환경설비를 개선해 현장의 어려움을 기회로 바꾸겠습니다. 충남 아산 본사를 스마트 제조·연구 허브로 구축하고, 중국·인도·북미를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고도화하겠습니다. 또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주요 글로벌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수출 비중을 높여 진정한 글로벌 마찰재 리더로 성장하겠습니다. ‘기업의 이익은 반드시 사회에 환원한다’는 창업 철학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기업을 만들겠습니다.”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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