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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공원형 아파트 출입 갈등…"입주민 아니면 돈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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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新대단지 시설 공공성 논란
    인근 주민들과 '대립각'

    서울 강동 4000세대 대단지 내
    지하철역·학원·상가 가는 보행로
    외부인 이용료 부과 논란 확산

    한강공원·등산로 인접 아파트도
    외부인 차단위해 펜스·담장 설치

    "단지 내 보행로, 공공시설 역할
    관리주체 명확히해 갈등 줄여야"
    서울 강동구 ‘고덕아르테온’ 아파트 입주민과 인근 주민들이 지난 5일 단지 내 400m 길이의 공공보행로 ‘아랑길’을 걷고 있다.  김영리 기자
    서울 강동구 ‘고덕아르테온’ 아파트 입주민과 인근 주민들이 지난 5일 단지 내 400m 길이의 공공보행로 ‘아랑길’을 걷고 있다. 김영리 기자
    친환경 조경과 놀이터, 분수대, 야외수영장 등이 갖춰진 ‘생태공원형’ 대단지 아파트가 최근 잇따라 들어서면서 단지 내 시설을 둘러싼 입주민과 동네 주민 간 갈등이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다. 최근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입주자들은 단지 내 보행로 및 편의시설을 외부인이 이용할 경우 질서유지 부담금을 부과하겠다는 경고문까지 내걸었다. 이에 인근 주민은 단지 내 일부 구역이 공공보행로로 기능한다고 반발하면서 논란이 커지자 지방자치단체가 중재에 나섰다.

    ◇“출퇴근길” vs “엄연한 사유지”

    7일 강동구에 따르면 상일1동 고덕아르테온 입주자 대표회는 최근 인근 단지에 ‘전동 킥보드·자전거 등 지상 주행 시 20만원, 공공보행로를 제외한 단지 내 흡연·반려견 배설물 미수거·어린이 놀이터 등 출입금지구역 위반 시 10만원 부과’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단지 곳곳엔 20여 개 현수막을 걸었고, 보안 요원들의 순찰도 강화했다.

    생태공원형 아파트 출입 갈등…"입주민 아니면 돈 내라"
    2020년 완공된 아르테온(4066가구)은 맞은편 고덕2동 그라시움(2019년 입주·4932가구)과 함께 이 지역의 대표적 대단지로 꼽힌다. 대지 면적만 축구장 25개 크기인 18만㎡에 달한다. 단지 북쪽엔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이 있어 남쪽에 있는 아파트 단지 3곳(5400여 가구) 주민들은 아르테온을 등하교 및 출퇴근길로 이용한다.

    특히 아르테온 단지 내엔 연못, 아쿠아놀이터, 산책로 등 입주민 시설과 학원이 밀집한 상가가 있어 주변 단지 주민과 초·중·고교생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단지를 가로지르는 길이 400m, 폭 7m의 공공보행로인 ‘아랑길’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은 산책로와 ‘고현공원’ ‘해뜨는공원’ 등은 주말마다 반려견을 끌고 나온 주민들로 북적인다.

    입주민과 인근 주민 간 갈등은 지난여름 10대 청소년이 지하 주차장에 무단 침입해 소화기 분말을 난사하면서 시작됐다. 주차된 차량과 시설이 훼손된 이 사건 이후 통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입주민 이모씨(38)는 “외부에서 온 아이들이 킥보드나 픽시 자전거를 타고 단지 안을 위험하게 질주한다”며 “인명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했다.

    ◇‘보행 네트워크’ 공공성도 고려해야

    주변 주민들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공공재로 기능하는 측면도 있다며 맞서고 있다. 특히 공공보행로는 지하철역으로 직통하는 진출입로인 만큼 통제가 이뤄지면 보행 동선이 400m가량 늘어난다고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주민 한모씨(39)는 “공공보행로에까지 임의로 벌금을 부과한다는 발상이 말이 안 된다”며 “아르테온 입주민도 주변 단지를 이용하는 만큼 상생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강동구 관계자는 “갈등 중재를 위해 의견 청취 등 조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갈등은 최근 지어진 생태공원형 아파트 단지에서 잇따르고 있다. 강남구 래미안블레스티지·디에이치아너힐즈는 개포근린공원·구룡산 등산로와 맞닿아 있어 단지를 경유하는 지역 주민이 많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입주민들이 경계부에 담장과 펜스를 추가 설치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한강공원과 맞닿은 서초구 신반포자이는 후문에 담장을 설치해 논란이 됐고, 래미안 원베일리는 펜스 설치 과정에서 서초구가 불허했다.

    생태공원형 단지는 광교·위례 등 2기 신도시나 뉴타운 개발 당시 기획됐다. 차량 통로를 지하로 내리고 공원을 지상에 조성해 입주민의 생활 만족도를 높였다. 최근에는 헬스장·골프연습장·독서실 등 커뮤니티 시설이 결합한 ‘리조트형’, 단지 전체를 녹지화하고 유명 예술 작품을 설치하는 ‘예술공원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인허가 과정에서 대규모 단지 일부를 인근 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권하고 있지만, 완공된 뒤 갈등이 불거지는 사례가 많다. 오동훈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아파트 내 보행로는 사유지이지만 도시 보행 네트워크를 복원하는 공공성도 갖고 있다”며 “관리 주체·책임 범위를 사전에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영리/김유진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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