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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과톱도 여기선 꼴찌'…베일에 싸인 '中 천재 양성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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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AI 인재 양성의 비밀

    정부 주도 ‘톱다운’ 방식 인재 훈련소
    7년 만에 AI 전공생 35배 폭증
    중국 북경에 있는 베이징대학교의 도서관 내부 모습./베이징=김은정 특파원
    중국 북경에 있는 베이징대학교의 도서관 내부 모습./베이징=김은정 특파원
    “규정상 어렵습니다.” 보도 성향과 본사·계열사 설명, 그간 보도한 중국 기사 목록, 기자 신상과 인터뷰 취지·주요 질문까지 모두 제출하고도 돌아온 중국 주요 대학들의 반응이다.

    베이징대·칭화대·중국과학원대 등 중국의 내로라하는 명문 이공대는 일종의 비밀 요새처럼 운영된다. 자유롭게 캠퍼스를 드나들 수 있는 한국 대학들과 다르다. 캠퍼스 방문조차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다. 교육 철학이나 인재 양성 계획, 수업 방식, 성과물 등이 모두 정부의 자산이자 ‘핵심 무기’로 간주돼서다. 정부 차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길게는 수십년에 걸쳐 철저하게 훈련되고 검증된 ‘정예 인재’를 양성하는 만큼 외부에 이런 과정이 노출되는 걸 극도로 꺼려한다는 후문이다.

    중국 과학 연구의 핵심 기관인 중국과학원의 한 교수는 “미국과 첨단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한 지난해 부터 대학들의 외부 노출 기피 현상이 확실히 더 심해졌다”며 “교수들조차 다른 대학이나 기관 방문이 어려울 정도”라고 귀띔했다.

    중국의 인재 양성 정책은 철저하게 정부 주도의 톱다운 방식으로 이뤄진다. 중앙 정부가 장기 계획과 목표를 수립하면 각 지방 정부가 경쟁적으로 대학 육성에 나서는 식이다. 특히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의 경우 이같은 방식이 더 철저하게 지켜진다.

    AI 인재로 좁혀서 보면 중국의 인재 양성은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정부 주도의 엘리트 인재와 일반 전문가 육성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535개 대학에 AI 학과가 있다. 연간 4만3000명의 산업 실무 전문가가 배출돼 중국 내 AI 기업에 대규모 인력을 공급하는 체계가 구축돼 있다. 2018년만 해도 35개 대학, 1232명의 AI 전공 학생이 있었지만 중국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로 지난해까지 7년간 35배 이상의 양적 성장을 달성했다.

    엘리트 인재는 별도 관리된다. 중국 대학 입학 시험인 가오카오 상위 5% 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기계획을 통해 베이징대 투링반, 칭화대 야오반 등의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해 세계적인 수준의 AI 연구자를 양성한다. 강기계획은 가오카오 최상위 학생을 대상으로 1차 선발한 뒤 대학별로 자체 시험을 통한 특별 입학 전형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혹독한 선발 과정 속에서 최상위급 AI 인재 배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베이징대의 한 한국인 유학생은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수재들만 가득하니 ‘서울대 과톱도 여기 오면 꼴찌’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라며 “인구 수가 많게는 1억명이 넘는 중국 주요 성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난다 긴다하는 ‘공부 천재’들만 입학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의 대학 입학 국가 시험인 가오카오엔 연간 약 1000만명의 고교생이 응시한다. 한국의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2025학년도 기준) 34만명의 고교생이 응시했다. 베이징대를 비롯한 중국의 주요 대학은 각 성별로 입학 정원을 할당한다. 인구, 교육 자원, 지원자 수등을 고려해 정원이 결정되는데 베이징대(2024년 입학 기준)의 경우 베이징시의 입학률은 0.28%이지만 윈난성은 0.0056%에 그치고 있다.

    현지 학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주요 대학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의 수준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 중국 대학 한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간 갈등이 증폭되면서 비자 발급이 예전보다 쉽지 않아진 데다 미국 주요 대학의 입학 허가 역시 중국 유학생에 더 깐깐해지면서 평시라면 미국 아이비리그(동부 명문대)에 진할할 수천명의 수재들이 베이징대·칭화대 등으로 몰리고 있는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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