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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가 K를 탐하다…네슬레는 매운라면, 美마트 주먹밥PB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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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웨이브, 韓 기업끼리 경쟁하는 시대 끝나

    K독점 깨지기 시작했다
    세계가 K를 탐하다…네슬레는 매운라면, 美마트 주먹밥PB 내놔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주제곡이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오르며 케데헌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케데헌의 글로벌 대히트를 놓고 한국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씁쓸한 반응이 적지 않다. 막대한 케데헌 콘텐츠 수익을 가져가는 곳이 한국 기업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 기업이기 때문이다. K팝 아티스트 육성 시스템을 살려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국내 엔터업체 관계자는 “K팝 콘텐츠를 한국 업체가 제작하지 않아도 된다면 K팝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더라도 실질적 수혜는 국내 업계가 누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너도나도 뛰어드는 K웨이브

    국내 음원업계는 케데헌의 성공에 오히려 긴장하고 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의 손을 거치지 않고도 미국 제작 시스템을 활용해 K팝 콘텐츠가 흥행할 수 있다는 게 입증돼서다. 케데헌은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린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한국적인 것이 한국의 독점 영역이라는 기존 인식을 깬 상징적 사건이다. K웨이브라는 문화 코드를 놓고 전 세계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엔터업계에서 먼저 포착된 이 같은 국면 전환은 소비재 기업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세계 1위 식품회사 네슬레의 미국 자회사 매기는 지난 5월 ‘한국 매운 라면’을 출시했다. 포장지에 한글로 ‘라면’이라고 적어넣어 K푸드 제품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 전역에서 6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대형마트 트레이더조는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주먹밥, 비빔국수, 잡채비빔밥까지 내놨다. K푸드를 별도 카테고리로 관리할 정도다.

    앞서 맥도날드, 쉐이크쉑, 버거킹 등은 한국식 매운맛 버거를 잇달아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글로벌 소스 브랜드 하인즈는 한국식 바비큐 소스를 내놨다.

    ◇경쟁력 강화 고민 빠진 韓 기업

    화장품업계에서는 외국 기업들이 K뷰티 기업이 쌓은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K뷰티는 가성비가 뛰어나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능성 화장품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K뷰티 시장이 급격히 커지자 K뷰티를 표방하거나 K뷰티 스타일의 제품을 내놓는 브랜드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글로벌 SNS 틱톡에서 팔로어 1630만 명을 보유한 ‘미카일라 노게이라’는 지난 3월 ‘글라스 스킨’에 초점을 맞춘 화장품 브랜드를 내놨다. 글라스 스킨은 물광 피부로 상징되는 K뷰티의 대표적 이미지다. 미국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서울 슈티컬스(Ceuticals)’라는 브랜드는 미국 회사지만 K뷰티를 표방했다. ‘서울마마스’, ‘그레이스앤드스텔라’ 등의 브랜드도 모두 외국 기업이지만 한국 스타일 화장품을 판매한다. 외국 회사들이 K뷰티 스타일 브랜드를 내놓으며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의 미국 고객사는 2023년 150개에서 올해 220개로 늘었다.

    K푸드와 K뷰티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들이 등장했지만 당장 큰 위협이 되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시대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발 빠른 시장조사와 지속적인 연구개발 등으로 끊임없이 차별화한 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글로벌 시장을 연구하고 연구개발에 몰두해온 만큼 차별화한 경쟁력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고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외국 기업이 쉽게 따라오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은 20여 년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를 상대로, 가장 치열한 각축장에서 고민과 실행, 실패를 거듭하며 축적한 혁신 역량을 자산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윤상/이선아/이주현 기자 kys@hankyung.com
    고윤상 기자
    투자의 근육을 키울 수 있는 단백질 같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이선아 기자
    미술과 대중문화를 다룹니다. 정확하게, 재밌게, 깊게 쓰겠습니다.
    이주현 기자
    더 쉽게, 깊이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국제부 이주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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