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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복귀 전공의 행정 처분도 '철회', 관용은 여기까지만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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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1만2000여 명의 미복귀 전공의도 처벌하지 않고 전부 포용하기로 했다. 다섯 달 가까이 이어진 불법 집단행동에 내려진 행정 처분 철회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어제 직접 발표했다. 진료 공백 최소화와 전문의 배출 연속성 유지가 공익에 더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을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뒷맛은 꽤나 쓰다. ‘의사는 불법 집단행동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고심 끝의 결단’이라지만 시종 ‘법과 원칙’을 강조해온 정부가 불법 집단행동에 면죄부를 준 격이 돼 버렸다.

    사직한 전공의들이 같은 전공으로 다른 수련병원을 통해 무탈하게 의료계로 복귀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사직 후 1년간 동일 과목·연차로 복귀할 수 없다’는 규정을 완화해 수련 특혜를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동료들의 따돌림을 감수하면서까지 환자 곁을 지킨 성실한 전공의들로서도 적잖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결과다. 얼핏 전공의들이 승점을 올린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단견이다.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 구성원의 존경과 신뢰를 일시에 상실한 것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하기 힘든 손실이다. ‘집단이익을 위해 환자를 등졌다’는 양심의 소리도 두고두고 감당해야 할 부담이다.

    정부가 ‘최후 양보안’을 냈음에도 의료계 일각에선 시큰둥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내년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 등의 주장을 되풀이하지만 사법부의 적법 판정까지 있었던 만큼 더 이상의 투쟁은 떼쓰기에 불과하다. ‘전체 전공의 행정 처분 철회’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한 의대 교수들도 마지막 한 톨의 국민 인내심이 말라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정부로선 ‘왜 의료계 불법에만 면죄부를 주느냐’는 다른 직역의 항의를 감당하기도 버겁다. 더 베풀 수 있는 관용이 없다는 점을 의료계가 더 잘 알 것이다.

    전공의 문제는 의료개혁의 출발점일 뿐이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필수·중증 의료체계 개선, 응급수가 및 의료 전달체계 개편, 상급종합병원 수련제도 개선 등 태산처럼 쌓였다. 정부의 빈틈없는 준비와 의료계의 각성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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