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군에 위치한 다랭이 마을은 108층이 넘는 층층계단식 ‘다랭이논’을 자랑한다.  다랭이마을 제공
경남 남해군에 위치한 다랭이 마을은 108층이 넘는 층층계단식 ‘다랭이논’을 자랑한다. 다랭이마을 제공
경남 남해군에 위치한 다랭이마을은 남해군 유일의 팜스테이 마을이다. 마을의 선조들이 농토를 한 뼘이라도 더 넓히기 위해서 설흘산이 바다로 내리지르는 산비탈을 깎고 곧추 석출을 쌓아 108층이 넘는 층층 계단식 ‘다랭이 논’을 만들었다. 680여개의 다랭이 논은 2005년 1월 국가 명승 제15호로 지정됐다. 다랭이는 산골짜기 비탈진 곳 논배미를 말하는 ‘다랑이’의 남도식 사투리다.

바다에서 시작된 좁고 긴 논들은 계단처럼 이어져 있으며, 남해 최고의 산행길로 사랑받는 응봉산과 설흘산으로 이어진다. 들쭉날쭉 제 멋대로 생긴 논들 사이사이로 산뜻한 산책로와 전망대가 마련돼 있어 편하게 돌아볼 수 있다. 다랭이의 명물인 암수바위(경남민속자료 제13호)와 밥무덤, 구름다리, 몽돌해변 등을 돌아보는 데 1시간 남짓 시간이 소요된다.

바다를 끼고 있지만 배 한척이 없는 마을로 마늘과 벼가 주소득원이다. 마을에는 아직도 개울에 참게가 살고 가마우지가 서식한다.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단돈 5000원이면 다랭이논 체험장에서 전통방식으로 소와쟁기를 가지고 논을 갈아보는 소쟁기질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마을 몽돌해안 체험장에서 손으로 고기를 잡는 손그물 낚시도 5000원으로 체험할 수 있다. 시골학교 운동회 캠프파이어에 참여하면 마을학교에서 열리는 운동회와 전래놀이를 체험하면서 다같이 고구마나 감자를 구워먹을 수 있다.

달빛을 받으며 다랭이 마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다랭이마을 어쿠스틱 달빛걷기’(7월~10월 사이) △바다에서 떠오르는 집채만한 해를 보며 소원을 보는 해맞이 축제 △마을의 풍요를 기원하는 밤무덤 동신제(10월)도 경험할 수 있다.

남해군 관계자는 “포근한 불빛에 의지해 둥근 마을길을 걷다 보면 자연의 평온을 추억과 함께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