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광범위한 물가 하락…금리인하 확신 커졌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월가 예상을 깨고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인플레이션 핵심 지표가 꺾이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급락하고 개장을 앞둔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 전환했다.

현지시간 12일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5월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올라 월가 전망치인 0.3%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1년 전과 비교해도 3.4% 상승에 그쳐 전월 기록인 3.6%는 물론 월가 예상인 3.5%마저 밑돌았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주거비와 자동차 보험료 등 서비스 물가 강세로 인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매월 0.4%씩 상승하다 4월과 5월 연달아 0.1%포인트씩 하락했다.

전체 상품에 대한 5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도 전월대비 0.0% 상승에 그쳐 월가 예상치 0.1%와 전월 기록 0.3%보다 낮았다. 전년대비 상승폭은 월가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은 3.3%에 그쳤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그동안 에너지, 식품, 주거비를 제외한 핵심 서비스 물가 지표의 진전이 필요하다며 금리 인하를 미뤄왔다.

이날 발표에서는 이러한 서비스 물가가 대거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 항목은 전월보다 0.4% 올라 견고한 흐름을 4개월째 이어갔으나 항공료를 포함한 운송 서비스 물가는 -0.5%, 자동차 보험료가 전월 1.8%에서 이달 -0.1%로 석 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 지수도 가정에서 소비하는 물가는 0.0%, 에너지 지수는 휘발유 물가가 한 달 만에 -3.6% 하락한 덕분에 전월보다 -2%나 둔화했다. 이러한 서비스 물가 변동을 종합해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월간 상승폭을 소수점 단위까지 따지면 0.16%로 2021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해 전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인 제임스 불라드 퍼듀대 학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깨끗한 물가 하락"이라며 "더 완화한 보고서를 기다려온 연준에 좋은 소식"이라고 밝혔다.

뉴욕증시는 이러한 지표 발표에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서둘러 반영하기 시작했다. 전세계 자산의 기준이 되는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오전 9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10.5bp 내린 4.297%, 2년물 금리는 13.5bp 내린 4.699%를 기록 중이다.

비슷한 시각 다우지수 선물은 306포인트 뛰어 3만 8,747선에서 움직이고 있고, S&P500 선물도 44.5포인트 오른 5,375선에서 개장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둘째날 회의 30분 전 소비자물가지수를 확인한 연준은 이날 오후 2시 성명서를 통해 연방기금금리와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성명서에는 연준의 경제전망(SEP)을 통해 19명의 위원들이 예상하는 올해 기준금리 인하폭, 즉 점도표를 확인할 수 있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 3월까지 올해 3차례 인하에 무게를 실었지만 이후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총재 등 매파 인사들이 연내 인하 가능성을 일축해왔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