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사회의 정치 성향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 자신의 정치 성향에 맞는 콘텐츠에 반복적으로 노출돼 ‘다른 의견’을 곱씹어볼 기회가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의뢰로 영국 유고브가 조사한 ‘디지털뉴스리포트 2023’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유튜브로 뉴스를 보는 이들의 비중이 53%로 절반 이상이었다. 46개국 평균(30%)을 웃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정치색이 강할수록 ‘유튜브 뉴스’ 이용률이 높았다. 스스로 ‘진보 성향’(62%)’ 또는 ‘보수 성향’(56%)이라고 밝힌 이들은 ‘중도 성향’(53%)이라고 밝힌 이들에 비해 유튜브로 뉴스를 접하는 경향이 더 뚜렷했다. 특히 진보 성향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유튜브로 뉴스를 접하는 비중은 1년 전 조사 때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2022년 5월 정권이 교체된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뉴스 웹사이트나 앱에 접속해 뉴스를 보는 비중(6%)은 46개국 중 가장 낮았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성향과 비슷한 콘텐츠만 거듭해서 다시 보는 ‘되먹임 알고리즘’의 부작용이 상당하다고 지적한다. 아일랜드 더블린시티대 연구진은 유튜브 쇼츠와 틱톡에서 추천하는 여성 혐오, 반동적 우파, 음모론 등의 콘텐츠 비율이 각각 61.5%와 34.7%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갈등과 혐오를 돈으로 바꾸는 알고리즘이 횡행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상은/김동현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