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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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의 최대 암초로 지목됐던 서울 마곡동 CP4 사업장(윈웨스트서울)의 대주단이 완공시까지 필요한 신규 자금 3700억원을 채권액 비율대로 넣기로 최종 합의했다. 태영건설 모기업인 티와이홀딩스에 대한 채권 행사를 두고 채권단 내부에서 발생했던 의견 충돌도 마무리됐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시공을 맡은 CP4 사업장의 대주단 금융사 55곳은 3700억원을 기존 채권액 비중대로 대여하기로 합의했다. 대주단은 오는 23일 시행사와 대출 약정을 체결하고 27일부터 자금 공급을 시작한다.

대주단은 지난 2월 3700억원 지원을 결의했지만 이후에도 일부 금융사들이 내부 규정상 자금 추가 투입이 어렵다, 금리가 낮다는 등의 이유로 자금을 댈 수 없다며 버텨 왔다. 이들은 최근 금융당국이 내놓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안정화 방안을 보면서 기대이익을 다소 낮추더라도 공사를 빨리 마무리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CP4는 마곡동에 지상 11층짜리 오피스와 쇼핑몰 복합시설을 짓는 PF사업장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의 순항 가능성을 판가름하는 대표 사업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이 2조3000억원 매입 확약을 했고, 오는 8월 완공 예정일 정도로 공사가 진척돼 리스크가 낮은 현장으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이견이 발생하면서 계속 지연됐다.

신규자금 금리를 놓고서도 시행사·시공사와 대주단 간 줄다리기를 벌이다 연 8%(금리 7%+수수료 1%)에 최종 결정됐다. 공사 지연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과 관련해선 시행사 내부에서 충돌이 있었으나 태영건설이 소폭 더 부담하는 수준에서 합의됐다.

한편 태영건설 워크아웃계획의 주요 쟁점인 티와이홀딩스에 대한 채권금융사의 연대채권 행사 유예 문제에 대해 이날 채권자조정위원회가 조건부 유예를 권고하는 결정을 내렸다. 태영건설과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는 2021년 분할로 연대채무를 지게 됐다. 태영건설에 대한 채권은 워크아웃 돌입으로 행사가 유예된 상태다.

권고안은 기존 워크아웃 계획에 따라 향후 3년 동안 티와이홀딩스에 대한 채권 행사를 중단하되, 티와이홀딩스의 디폴트 등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면 채권 상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을 달았다. 워크아웃 계획을 수립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조정을 신청한 우리은행 모두 한 발 양보하면서 워크아웃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강현우/박종관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