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양 폭풍이 지구를 강타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우주기상예측센터(SWPC)는 최고 단계인 G5 등급 지자기 폭풍이 지난 10일 지구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태양 흑점이 폭발하며 발생한 에너지가 우주로 방출돼 지구 자기장과 충돌했기 때문이다. 이 정도로 강한 폭풍은 매우 드물게 일어난다. 마지막으로 G5 등급의 강한 폭풍이 지구를 강타한 것은 2003년 10월이었다. 클린턴 월리스 SWPC 국장은 “이는 이례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유럽, 북미 여러 지역에선 형형색색 오로라가 만들어졌다.
‘태양 폭풍’으로 불리는 지자기 폭풍은 △통신 △전력망 △내비게이션 △라디오 △위성 작동을 방해할 수 있다. 2003년엔 스웨덴에서 정전이 발생하고 남아프리카에서 변압기가 손상됐다. 이번에도 태양 폭풍의 영향을 비켜가지 못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에서 제공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는 11일 웹사이트에 “서비스 저하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관해 “조사 중”이라고 공지했다. 스타링크는 지구 궤도를 도는 약 7500개 위성 중 절반 이상(60%)을 소유하고 있다.
CNN은 일반 소비자가 쓰는 휴대폰 통신은 고주파 대역과 다른 무선 주파수를 사용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위치확인시스템(GPS) 신호가 중단되더라도 대략적인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SWPC는 12일 오전 8시부터 G4~G5 등급 규모의 태양 폭풍이 지구를 한 번 더 덮친다고 예고했다.
올해 태양활동이 극대기에 접어들면서 역대급으로 강한 태양폭풍이 지구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폭풍은 태양 대기에 있는 고에너지 입자가 고속으로 방출되는 현상이다. 이때 함께 뿜어져나오는 자기장은 지구를 둘러싼 자기장을 교란하는데, 이로 인해 전산망이 마비되거나 전자 장비가 먹통이 되기도 한다. 우리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태양폭풍은 왜 생기는 걸까.우리 눈에 보이는 태양은 조용히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매순간 폭발하고 있다. 폭발의 근원은 수소의 원자핵이 태양의 강한 중력에 의해 결합하는 ‘핵융합’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열에너지는 태양을 구성하는 수소, 헬륨 등의 물질을 플라즈마(이온과 전자가 분리된 기체 상태의 물질. 일반적인 고체, 액체, 기체 상태와 구분된다)로 만든다. 이 플라즈마 상태의 입자들이 태양자기장 등의 영향으로 대략 초속 450km로 방출되는 ‘입자의 바람’을 태양풍이라고 한다. 태양풍은 평소에도 일정한 세기로 흘러나오며 지구자기장과 상호작용해 오로라나 자기폭풍 같은 현상을 발생시킨다.태양폭풍은 근본적으로 태양풍과 같은 현상이다. 태양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플레어(별의 표면에서 엄청난 양의 빛과 에너지가 표출되는 현상) 같은 거대 폭발이 일어날 때 발생하는 거센 태양풍이라고 볼 수 있다. 태양풍보다 방출되는 입자의 에너지가 높고, 빠르기는 초속 2000km를 웃돌 때도 있어 지구자기장에 훨씬 더 강력하게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태양폭풍이 몰아치면 지구에서는 인공위성, 항공기 등에 통신장애가 발생하거나 전력망이 망가지기도 한다. 극지방 인근에서만 볼 수 있는 오로라가 극지방이 아닌 북위 40도 근처에서 관찰되는 것도 태양폭풍이 원인이다.그렇다면 태양활동은 언제 활발할까. 과학자들은 오랜 관측 결과를 토대로 태양활동 주기를 11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11년마다 태양활동이 가장 활발한 극대기와 가장 조용한 극소기가 반복된다. 태양활동의 정도는 태양 표면에서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영역인 흑점의 수로 판단한다. 태양활동이 활발해지면 자기장이 꼬이고 엉키면서 흑점이 많아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태양활동의 첫 번째 주기(1주기, Solar Cycle 1)는 1755년~1766년이다. 이 기간이 하나의 주기라는 사실은 흑점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태양활동 주기를 추정한 스위스 천문학자 루돌프 볼프가 처음 알아냈다. 현재까지 24번의 주기가 있었고, 미국 항공우주국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2월 25주기가 시작됐다. 극대기는 2025년 7월로 예측된다. 그런데 지난해 7월 태양의 흑점 수가 24번째 주기의 정점에서 나타났던 흑점 수를 이미 초과하면서 학자들이 새로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현재 상태로 예측해보면 올해 1~10월 태양활동이 정점에 이를 수 있다.강한 태양폭풍은 우리 실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대표적 사례가 1859년 9월(태양활동 10주기), 역사상 가장 강력한 태양폭풍이 지구를 덮친 사건이다. 이 태양폭풍의 원인이 된 태양 플레어를 영국의 아마추어 천문학자 리처드 캐링턴이 최초로 관측해 ‘캐링턴 사건(the Carrington Event)’으로 불린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22만5000km에 달하는 전산망이 마비됐다. 미국 국립과학원(NAS)는 2011년 이 규모의 태양폭풍이 다시 발생하면 피해 규모가 1조~2조 달러에 이르고, 복구에 4~10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과거에 비해 GPS 등 전자 장비 의존도가 높아진 탓이다. 이 외에 1989년 3월에는 태양폭풍으로 인해 캐나다 퀘벡주 전체가 정전돼 약 600만 명이 9시간가량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한 일도 있었다.한편 제임스 와일드 영국 랭커스터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국제 학술지 <스페이스 웨더(Space Weather)>에 태양폭풍이 자기 교란을 유발해 열차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의 철도 노선 중 일부를 대상으로 컴퓨터 모델링을 진행한 결과 지구자기장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전류인 지자기 유도전류(GIC)가 철도 신호를 오작동하게 만들어 열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기억해주세요태양 대기에 있는 플라즈마 상태의 입자들이 자기장 등의 영향으로 고속으로 방출되는 현상이 ‘태양풍’이다. 입자들이 방출될 때 동반되는 거센 자기장은 지구 자기장을 교란시켜 전산망을 마비시키거나 대규모 정전을 일으킬 수 있다. 태양활동은 11년 주기로 극대기와 극소기가 반복된다. 올해는 관측 이래 25번째 주기에 포함돼 있다. 당초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25년 7월을 극대기로 예상했지만, 흑점 수 관측 결과에 따르면 시점이 앞당겨져 올해 극대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월가 ‘퀀트(계량 분석) 투자 개척자’로 꼽히는 짐 사이먼스 르네상스테크놀로지스 창립자(사진)가 지난 10일 별세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사이먼스가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향년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1938년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난 사이먼스는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등에서 수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끈 이론’ ‘양자장 이론’ ‘응집 물리’ 분야를 연구했다.사이먼스는 1978년 돌연 학계와 작별을 고하고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투자 회사를 차렸다. 1982년 르네상스테크놀로지스로 명명된 이 회사는 퀀트 투자를 선도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기업 분석과 뉴스, 직감 등에 의존하던 전통적 투자 방식과 달리 철저하게 컴퓨터의 정량 분석 결과에 기반해 투자했다. ‘훈련된’ 수학자를 고용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새로운 투자 방식을 구축한 르네상스테크놀로지스는 지금까지 사용되는 퀀트 트레이딩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받는다. 로이터통신은 “사이먼스는 트레이딩에 데이터를 선구적으로 사용해 ‘퀀트 킹’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고 보도했다.투자 성과도 뛰어났다. NYT에 따르면 르네상스테크놀로지스를 대표하는 메달리언 펀드는 1988년 설립된 뒤 2018년까지 30년간 연평균 총수익률 66%를 기록했다.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미국 소비자심리지수가 물가 상승 우려에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과 실업률 상승 등이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치면서다.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반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달성하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로이터통신은 지난 10일 미시간대가 발표한 5월 미국 소비자심리지수(예비치)가 67.4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게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전월 확정치(77.2)보다 12.7% 하락하고 다우존스 전망치(76.0)보다 낮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 의향을 나타내는 수치로,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2에 달하는 만큼 경제 성장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로 통용된다.조앤 수 미시간대 소비자조사국장은 “인플레이션, 실업률, 금리가 모두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데 소비자들이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자심리지수는 연령, 소득, 학력에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물가 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경제성장률과 노동시장은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면서다. 지난달 말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1.6%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성장률(3.4%) 대비 절반 이하로 내려앉은 수치다. 또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17만5000개로 집계돼 6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미국의 4월 실업률은 3.9%로 전월 실업률이자 시장 예상치였던 3.8%를 0.1%포인트 웃돌며 노동시장은 다소 냉각됐다.Fed가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거듭 미루자 미국 내 장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향후 1년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한 달 전보다 0.3%포인트 상승한 3.5%였다. 5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오른 3.1%로 집계됐다.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5월 소비자기대지수는 66.5로 조사됐다. 76.0을 기록한 4월보다 12.5% 낮은 수준이다.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