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부진하던 주요 게임주가 반등하고 있다. 신작 게임의 흥행으로 올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면서다.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책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증권사들은 주요 게임주의 목표주가를 속속 높여 잡고 있다.

크래프톤·엔씨, 1분기 실적 선방…게임株 주가 '레벨업'
펄어비스는 지난 10일 11.51% 오른 3만600원에 장을 마쳤다. 엔씨소프트(10.57%), 넷마블(7.10%), 넥슨게임즈(5.24%), 위메이드(2.22%) 등 다른 게임주도 줄줄이 올랐다. KRX 게임 TOP10 지수는 이날 4.70% 상승했다. 이 지수는 지난달 25일 단기 저점을 찍고 이날까지 18.31% 오르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3.77%)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보였다. 게임 대장주 크래프톤은 이날 1.71% 떨어졌지만, 지난달 25일과 비교해 14.86% 올랐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웃돌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펄어비스와 넷마블은 최근 공시한 올 1분기 실적에서 각각 6억원, 3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역시 이 기간에 컨센서스 대비 84.9% 증가한 25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위메이드는 376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컨센서스(-468억원)보다 적자폭을 줄였다.

크래프톤도 컨센서스 대비 8.8% 많은 310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지난해 말 게임 ‘배틀그라운드’에서 새로운 맵을 출시한 뒤 트래픽이 증가세를 탔고, 중국 춘제(설) 이벤트와 계절성 프로모션이 매출을 올린 것도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9일 장 마감 뒤 981억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 결정’ 공시를 한 것도 주주들의 기대감을 키운 요인이다. 회사 측은 “인수한 자기주식을 인수합병(M&A)에 활용하고 일부는 소각할 수 있다”고 했다.

증권사들은 주요 게임주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이날 SK증권 등 7개 증권사가 넷마블 목표주가를 최대 42% 상향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4% 올렸다. 9일 상상인증권 등 15개 증권사도 크래프톤 목표주가를 최대 29% 높였다.

일각에선 이달 국내 게임사들이 경쟁적으로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이머 눈높이가 높아져 과거 대비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고, 중국 진출 여건도 나빠졌다”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