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도 떠난다…가운 반납하고 단체 사직서
의대 교수들의 주1회 휴진 등 집단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29일 전북 원광대 의대 및 원광대병원 교수들이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원광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8시30분께 병원 대강당에 모여 원광대 의대 학장에게 사직서를 다시 제출했다.

비대위는 지난달 25일부터 교수 155명 중 110여명이 병원에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아직 결재되지 않아 사직서를 대학에 재차 제출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사직서는 의대학장 등을 거쳐 총장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들은 단체로 입고 있던 가운을 벗어 한 곳에 모아 놓고 차례로 강당을 빠져나갔다. 가운을 벗은 교수들은 사복이나 수술복 등을 입고 진료를 볼 예정이다.

비대위는 교수들이 벗어둔 가운을 우선 따로 보관해두기로 했다.

교수들은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지났기 때문에 언제든지 병원을 떠날 수 있다"며 "다만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존 환자 진료 등 의사의 책무를 다한 뒤 병원과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홍제 비대위원장은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이 학교와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대학교수라는 자리에 마음이 떠난 교수들이 상당수 있다"며 "이미 조용히 가운을 벗는 '조용한 사직'은 진행 중이다. 의대 증원을 다시 논의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교수가 떠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여러 차례 개강을 미룬 원광대 의대가 이날부터 수업을 시작했지만, 의대생들 대부분은 등교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 93명에서 150명으로 의대 정원이 늘어난 원광대는 최근 내부게시판을 통해 '의대 정원을 150명으로 증원한다'는 학칙 변경안내문을 게시한 상황이다.

원광대 관계자는 "학칙 개정은 정부의 의대 자율 증원 허용 발표 이전에 진행된 것"이라며 "대학본부는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정원을 두고 막판까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